세계금융시장, 북핵충격 하루만에 극복

중앙일보

입력

국내외 금융시장이 하루만에 북한 핵실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10일 한국 증시는 전날 급락세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고 전날 휴장해 후폭풍이 예상됐던 일본 증시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외환시장도 안정을 되찾아 원화와 엔화는 전날 하락분을 일정부분 되찾았다.

◇북핵, 단기 충격에 그친 이유는

금융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것은 우선 이번 북핵사태가 군사적 대치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일본 관방장관은 유엔이 북한에 대한 군사제재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파이낸셜 타임스(FT), CNN 등 외신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사정 범위가 도쿄, 서울 등 인근 대도시를 포함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군사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한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당장 북한과의 전쟁에 나설 여유가 없고 이란의 핵 위기까지 겹쳐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대응할 경우 자칫하면 '아시아 전역의 전선화'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여기에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가 반등에 힘을 실어줬다.

감지된 지진파로 추정할 때 북한이 수행했다는 핵실험으로 인한 폭발의 위력은 0.5킬로톤 정도로 핵 무기로 보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고, 성공했다 하더라도 북한이 보유한 핵의 위력이 크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서섹스대학의 노만 돔비 물리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핵이 무기로 위협되는 수준은 20킬로톤의 폭발 위력을 갖춰야 한다"며 "북한이 실제 핵 실험을 했는지 결론을 내리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실시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없다고 밝혔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여기에 북핵 악재에 대한 내성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북핵 재료는 지난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이후 지속돼 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가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을 경우 주가가 V자 반등에 나섰던 경험도 이날 증시 안정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韓-日증시 상승, 통화도 강세

이날 코스피지수는 1328.37로 마감, 전날보다 8.97포인트(0.68%) 상승했고 전날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코스닥지수는 15.60포인트(2.89%) 오른 554.70으로 마감했다.

북한 핵실험 발표가 있었던 전날 휴장했던 일본 증시는 장초반 약세를 보였으나 상승반전에 성공, 5개월래 최고치로 마감했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1.19엔(0.25%) 오른 1만6477.25로 마감, 지난 5월 15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8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앉는 약세를 보였던 엔화도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달러대비 엔화환율은 현재 0.11엔 하락한 119.00엔을 기록 중이다.

달러대비 원화환율 역시 4.4원 내린 95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유럽 증시도 상승

새벽 마감된 뉴욕 증시는 오전장에 북한 핵실험 소식에 다소 위축되는 듯 했으나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소식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계자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발언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7.60 포인트(0.06%) 상승한 1만1857.81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지수는 1.08 포인트 (0.08%) 상승한 1350.6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78 포인트(0.51%) 상승한 2311.77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5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럽증시 역시 장초반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약세를 보였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29.70포인트(0.5%) 뛴 6030.90을, 프랑스 CAC40지수는 2.68포인트(0.05%) 상승한 5284.74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독일DAX30지수는 1.42포인트(0.02%) 하락한 6084.40으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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