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이식 환자선택 잘하면 95%성공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당신은 죽더라도 기증한 눈은 살아서 계속 밝은 빛을 볼수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성체대회를 기리는「한마음 한몸운동」의 하나로 죽은뒤 눈을 기증하겠다고 지금까지 서명한 헌안자는 김수환추기경을 비롯, 3천5백명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의대 안과학교실과 가톨릭병원협회는 16일 강남성모범원에서 「제1회헌안및 각막이식술에 대한세미나」를 개최했다. 다음은 주요 발표내용.
◇한국의 각막이식현황과 전망(김재활 가톨릭의대교수)-맹인의 눈전체를 갈아끼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각막이 뿌옇게 혼탁돼 실명한 환자에게는 기증된 안구에서 각막을 떼내심어주는등 부분이식이 가능하다.
이같은 각막이식수술은 국내의 경우 지금까지 모두 약1천1백명에게 집도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약85%인 9백41명의 환자가 가톨릭의대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이밖에 ▲서울대 29명 ▲경희대 17명 ▲부산메리놀병원 23명 ▲대구가톨릭병원 70명등이 각각 각막이식수술을 받았다.
각막이식수술은 환자선택의 잘못으로 약20%가 면역반응(거부반응)으로 실패하기도 하나환자를 잘 선택하기만하면 95%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 앞을 볼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의 양쪽눈 실명자는 약15만명이고 이중 약10%는 각막혼탁으로 실명된 사람들로각막이식이 필요하다. 한쪽눈만 각막혼탁으로 빛을 잃은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약3만명이 각막이식수술을 받아야할 판이다.
그러나 안구를 기증하는 사람들이 미국등 외국처럼 많지않아 빛을 되찾을 수 있는 숱한 사람들이 암흑속에서 살고있다.
앞으로 참된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헌안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각막이식수술로 앞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은행의 기능및 안구보존(이진학 서울대의대교수)-각막을 위주로하되 초자체나 공막등 사람의 안구조직을 미리 구해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해주는 것이 안은행이다. 국내엔 서울대병원을 비롯, 강남성모병원·여의도성모병원·국군수도병원·경희의료원등에 설치돼있다.
그러나 세계적 추세와는 달리 헌안자들이 썩많지않아 종교와 관계있는 두군데정도를 제외하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처럼 운전면허증에 헌안자 서명란을 만드는등 헌안을 늘리는 대책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각막이식에 쓸 안구는 기증자의 사망후·6시간내에 적출해야 한다. 따라서 가족들의 연락과 의료진의 대처가 신속해야한다.
교통사고·심장마비등으로 숨진 사람의 안구가 가장 이식수술용으로 좋으며 패혈증·백혈병·매독·AIDS·간염·신경질환자의 것은 수술에 쓸 수 없다.

<김영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