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1백일 앞둔 북경시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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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경=신동재 특파원】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을 1백일 앞두고 인구1천3백만명의 북경시전체가 온통 달아오르고 있다.
시내곳곳엔 외국선수단을 환영하는 대형아치와 입간판이 수없이 들어서고 있으며 도로의 단장 및 개수와 가로화단 정비등 환경정화사업이 한창이다.
TV·라디오에서는 「교통질서 지키기 및 손님맞이예절」캠페인을 시간마다 방송하고 있고 경기장부근과 선수단이 묵을 숙소 주변등지에서는 학생과 근로자(공인)들이 동원돼 청소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있다.
대회조직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자축구장등 극소수 경기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체육시설들이 완공돼 개막일을 기다리고 있다. 또 6월중순부터는 새로 문을 연 육상경기장·레슬링체육관·수영장등에서 리허설을 겸한 국제대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으며 조직위에서는 2만명의 자원봉사자를 상대로한 영어회화등 기초교육을 하고 있다.
북경시에서는 「푸른 도시가꾸기」운동의 일환으로 메인스타디움인 공인 체육장주변에 소나무등 1만5천그루를 심는등 시내·경기장과 숙소(빈관) 주변에 20만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며 13만5천평방m의 잔디와 2만여그루의 꽃길도 가꾸어 놓았다.
대회참가선수단 및 임원들은 북경시내 1백61개호텔(객실 4만3천개)에 묵게되며 대회기간중 10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에 대비, 1시간반 거리인 천율시에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호텔증축과 북경∼천율고속도로를 최근 완공시켰다.
대회조직위의 링지웨이(능지위)신문부부대변인은 『큰경기를 치른 경험이 없어 불안하긴 하지만 일단 모든 준비는 다 끝났고 잔손질만 하면 된다』고 장담. 그러면서도 한국의88대회 운영에서 익힌 노하우가 큰 도움이되고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북경에서 열리는 스포츠대회를 취재중인 외국기자들은 한결같이 언어소통의 어려움을 이번 대회 최대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번 대회에 기자단 숙소로 사용될 인터콘티넨틀호텔(오주대주점)의 경우 20여명의 종업원들이 프런트 요원으로 배치돼있으나 어느 정도의 영어해독능력이 있는 사람은 거의 찾기 힘들다.
북경시내엔 또 신호등과 차선이 없는 도로가 대부분이다. 시민들의 중요 대중교통 수단인자전거(자행거)가 교통소의 장애가 되고 있으며 사고위험도 큰 것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대회기간중엔 특별한 용무외에는 시내중심가 「진입을 금지시킬 예정』이라고 대비책을 밝혔다.
그러나 대회운영의 진짜 문제점은 이같은 외적요인보다는 매사에 지나치게 느긋한(만만디) 중국인들의 생활방식일 것이라고 이곳의 외국기자들은 말한다.
사소한 서류작업이나 문의안내도 한나절씩 걸리는게 예사며 「오늘 안되면 내일한다」는 식의 여유가 곳곳에 배었다.
도로가 텅비어 있어도 앞차를 추월하는 차량(택시)은 거의 찾기 힘들며 식당에 음식을 주문한 메뉴가 없을때도 30∼40분이 지난뒤에야 나타나 『음식이 떨어졌다』고 말할정도여서 매사에 서두르는 한국인으로서는 예기찮은 이들의 업무처리에 골탕을 먹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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