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곤 쾅! '괴물' 류현진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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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말 결승 만루홈런을 터뜨린 KIA 이현곤이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베이스를 돌고 있다. [광주=뉴시스]

류현진

KIA가 이현곤의 만루포 한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날 역전패를 당해 배수의 진을 친 KIA는 9일 광주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벌어진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6회 말에 터진 이현곤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6-1로 꺾었다. KIA는 준플레이오프 5연패의 사슬을 끊고 첫 승리를 기록했다. 1승1패를 기록한 양팀은 11일 대전구장에서 마지막 3차전을 갖는다.

1-1로 평행선을 달리던 6회 말 KIA 공격. 1사 후 이종범이 중견수 옆을 뚫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믿었던 장성호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서정환 KIA 감독은 의외의 강수를 뒀다. 4번 이재주 타석 때 대타 홍세완을 내세웠다. 이재주가 전날 솔로홈런을 때렸고, 팀의 간판타자였지만 올 시즌 류현진(사진)과의 대결에서 한 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 했던 것을 감안한 것이었다. 무릎과 허리부상으로 올 시즌 66게임밖에 뛰지 못했던 홍세완은 류현진과 단 한번도 대결하지 않은 선수. 후속 김원섭이 좌타자인 것을 감안한 한화 벤치는 류현진에게 홍세완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 1루를 채울 것을 요구했다. 류현진은 그러나 1만3000명의 KIA 팬들이 외치는 함성 소리에 투구 감각을 잃었고 김원섭마저 볼넷으로 출루시켜 만루의 위기로 빠져들었다.

다음 타자는 이현곤. 류현진과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4타수 무안타, 앞선 타석에서 역시 2타수 무안타였던 이현곤은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류현진이 던진 가운데 높은 직구를 끌어당겼다. '딱'하는 굉음과 함께 하얀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이현곤은 프로 첫 만루홈런을 기록했고, 류현진은 프로 첫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허탈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 서정환 KIA 감독=류현진을 공략하는 방법은 주자가 나가면 번트와 도루를 해 흔들어 놓는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종범이 두 차례 흔들어 놓았던 것이 효과적이었다. 선발투수 그레이싱어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준 것도 승인이다. 3차전 선발은 이상화가 맡는다.

◆ 김인식 한화 감독=류현진은 역시 어렸다. 75개까지는 잘 던졌다. 승부를 했어야 할 김원섭에게 볼넷을 내줘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현곤과의 승부에서 변화구를 던질 타이밍에 직구를 던져 홈런을 맞은 것이 아쉽다. 3차전 선발은 송진우다.

광주=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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