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2m·높이 1m80cm '맛있는 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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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5호선 둔촌동역 사거리에서 보훈병원 방향으로 돌아서면 좁은 차로 옆에 고층 아파트가 빽빽히 도열해 있다. 그러나 그 기세에 위축된 마음으로 작은 고개길을 넘으면 경치는 일변한다. 나즈막한 야산을 앞에 두고 초가집이 있는 전원풍이 된다. 일자산이라는 이름의 산 앞 길 왼편에 있는 이 초가집. 바로 훈제 요리 전문점 '단군의 땅 초당(草堂)점'이다.

대지 600평의 넓직한 터에 앞으로 흙돌담을 두른 마당이 시원스러운 곳이다. 한쪽편에는 무게만 35t이 된다는 바위에 작은 폭포가 있고 또 한켠에는 겨울에 온실을 만들어줘야 사는 동백나무가 섰다. 그리고 식당 건물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커다란 장작 화로가 시선을 잡는다. 바로 이 화로가 초당점의 가장 중요한 맛이 나오는 곳이다. 높이 약 1m80㎝ 지름 약 2m의 두터운 철판으로 만든 팔각정 형태로 마치 작은 건물 같다. 바닥에서 종일 참나무 장작이 타고 있다. 그 위에는 뼈를 발라낸 오리와, '오겹살'이라 부르는 껍질 붙은 삼겹살, 돼지 갈비등이 길이 1m에 가까운 금속 꼬치에 꿰어져 참나무 장작에서 나오는 연기를 맡는다.

"고기를 익히는 온도는 150도에서 180도 사이 입니다. 낮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익혀야 제대로 된 맛과 향이 나지요. 제대로 연기를 내야 제 맛이 나는 훈제 음식은 우리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식당의 주방장인 이의순(60)씨는 이 집 맛의 독특함을 교외에 위치한 음식점의 입지적 잇점을 들어 자랑했다. 오리는 약 1시간반, 오겹살은 약 40분, 갈비는 약 20분 익힌다고 했다. 80%쯤 익은 고기는 식당 건물 입구의 주방으로 넘어와 칼로 썰어 상차림이 된 후 손님상에 오른다. 상 한가운데 불판 위에서 나머지를 익하며 먹는 이것이 이집 훈제요리다. '훈제 통오리(3만8000원)' '훈제 등갈비(2만5000원)' '훈제 오겹살(1만9000원)' 등이 메뉴다. '모듬 훈제요리'도 있다. 요리는 무엇보다 진한 오크향이 특징이다. 오리나 돼지고기 모두 기름진 음식이지만 별로 그렇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이 독특한 맛으로 단군의땅 초당점은 2004년12월 문을 연 지 2년 만에 이 지역의 명소가 됐다.

초당이 또 하나의 간판 요리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오리와 차돌박이 '샤브샤브'다. 명동의 신정, 논현동의 한우리 등 이 요리로 이름이 난 곳에서 주방장을 했던 이의순씨가 각별히 정성을 들여 개발한 메뉴라고 한다. 이씨는 "국물과 소스에서 차별화된 맛을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집의 이름대로 식당은 지붕을 짚풀로 덮은 이 건물이다. 외관은 아담해 보이지만 그러나 시골의 자그마한 초가집이 아니다. 건평만 300평에 달해 웬만한 사찰 건물 못지 않은, 제대로 지은 한옥이다. 100년은 족히 넘은 소나무와 잣나무로 짠 거대한 대들보가 종횡으로 역여진 천정에 기가 질릴 정도다.

'단군의 땅'은 80년대 말까지 중학교에서 한문 교사를 하던 박선규 회장이 운영하는 음식점체인점이다. 모두 6개의 음식점이 있다. 원래 한우촌(韓宇村)이라는 이름으로 음식점 사업을 시작했지만 소고기 수입이 허용된 90년대 초반 워낙 같은 발음의 식당이 많이 생겨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우리 것의 전통을 그대로 지킨다'는 의미라고 했다.문의 453-8600

#독자 30명에 식사권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독자 30명에게 '단군의 땅 초당점'에서 제공하는 5만2000원 상당의 '모듬 훈제요리' 식사권을 제공한다. 식사권을 원하는 독자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58-9 중앙빌딩 1층 프리미엄팀(우편번호 100-110)으로 원하는 공연을 선택해 응모권을 보내거나 프리미엄 사이트(www.jjlife.com)에서 응모하면 된다. 응모마감은 15일, 발표는 16일이다. 당첨자는 온라인 공지 및 문자메시지로 개별통보한다.

프리미엄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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