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른 ELS 하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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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식과 같은 고위험 상품 아닌가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서…"

ELS(주가연계증권) 투자가 올해에만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도 초보 투자자들은 생소한 용어와 복잡한 수익구조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변동성이 큰 고위험 상품', '옵션.선물과 비슷한 파생상품' 등의 오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잘만 고르면 안정성과 수익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알짜 상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 안정성과 수익을 한꺼번에= ELS는 자금의 60~90%를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주식.옵션 등에 투자해 대개 연 10%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상환된 ELS의 평균 수익률은 연 11.6%였다.

ELS는 주가가 오를수록 수익도 커지는 펀드와는 상품 구조가 다르다. 만기 또는 조기 상환 평가일까지 주가가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기만 하면 가입 당시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주가가 오른다고 수익이 커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떨어지지만 않으면 된다. 물론 주가가 대폭 급락하면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다.

KIS채권평가 경은경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처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으면서도 연 1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며 "예금 금리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주식 투자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중간 성향의 투자자에게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원금 손실을 두려워하는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춰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주가가 많이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ELS가 인기다. 대표적인 게 '스텝다운(Step Down)형' 상품이다. 보통 6개월마다 한번씩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며 조기상환 기준이 6개월마다 기준 주가의 85%.80%.75%.70%로 '단계별로 낮아지는' 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라도 2년동안 주가가 3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10%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 진화하는 ELS=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신세대 상품이 등장하는 등 ELS도 계속 진화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2일까지 판매하는 '부자아빠ELS 98회'는 기초자산인 POSCO와 KT&G의 주가를 분기별로 측정해 수익률을 지급한다. 주가가 분기초보다 오르면 분기당 6%의 수익을 누적하고 반대로 하락하면 하락폭만큼 손실을 누적(최대 -6%까지만 누적)해 1년간 총 4회의 손익을 합쳐 수익을 지급하는 '클리켓형'상품이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 가격(보통 기준 가격의 80%) 이상 머문 날의 수를 계산해 수익률을 지급하는 '구간수익 누적구조' ELS, 기초자산을 세 종목으로 확대한 '스리스톡형' ELS도 출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신 장외파생본부장은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 수준을 기준 가격의 50%까지 낮춘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며 "기초자산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작은 ELS를 선택하는 것이 원금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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