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전력|80년대 급성장 멕시코대회 4강 프로이돔메 세계 최고의 수문장|최근 팀부화 드러내…빠른 역습속공에 승부수|공-수전환 뛰어난 「붉은악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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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이 13일(한국시간) 예선 첫경기에서 싸울 벨기에는 「붉은악마」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유럽·남미팀들조차 상대하기를 꺼려하는 세계축구의 강호중 하나다.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수비는 마치 견고한 요새와 같고 전광석화 같은 속공은 태풍과 같아 세계최강팀들도 벨기에를 만나면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80년유럽컵 준우승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벨기에는 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10위, 86년 멕시코월드컵 4강으로 80년대들어 세계축구계에서 가장 급성장한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유럽 7조예선에서 체코·포르투갈·스위스룩셈부르크등과 8게임을 치러 4승4무(득15·실5)로 조수위를 차지한바 있는 벨기에는 올해 실시된 네차례의 평가전에서 부진한 성적을 올리자 지난3월 전격적으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발터 메우스(39) 감독을 영입, 공격축구로 전환을 모색했던 벨기에는 그리스에 2-0으로 이겼을뿐 스위스·룩셈부르크·스웨덴과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사령탑과 선수들간의 호흡이 맞지 않은 것으로 판단, 13년간이나 대표팀을 맡아 월드컵 4강까지 끌어올린 타이스(67) 전감독을 7개월만에 다시 기용한 것이다.
타이스감독은 현대표팀의 주축을 이끌고 「수비에 이은 억공」이라는 벨기에 스타일을 구축한 장본인.
벨기에는 공·수의 연결고리인 미드필더들을 중시한 3-5-2시스팀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전원공격·전원수비를 하는 토틀사커를 구사하고 있다.
86멕시코대회 참가선수중 11명이 건재한 벨기에는 30대의 노장들이 주축을 이루고있어 공·수가 안정되어 있다.
세계 최고 수문장의 하나인 프로이돔메(31), 스위머 클리스터스(33), 좌·우풀백 게레츠 (35)·그룬(28), 스토퍼 데몰(24), 수비형링커 벨사벨등이 철통같은 수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대인방어보다 지역방어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공격에는 노련한 엘스트(30)·에머스가 미드필드에 포진, 공격을 리드하며 페널티박스 중앙에는 항상 장신의 주장 클레만스(33·1m86㎝)가, 그리고 투톱인 데그리세와 반데어린덴이 좌·우에서 협공을 벌인다.
벨기에공격의 주무기는 양사이드의 돌파에 이은 센터링과 수비에서 정확한 롱킥으로 최전방에 단번에 연결하는 속공.
미드필드에서 강압수비로 상대공격을 차단, 최전방 공격수에게 연결하거나 공격가담이 능한 그룬과 게레츠의 측면돌파로 상대진영 깊숙히 침투, 문전으로 센터링하면 클레만스가 헤딩으로 데그리세와 반데어린덴에게 연결해 골을 뽑아낸다.
1m70㎝의 데그리세는 스피드와 두뇌플레이가 일품으로 지난해 국제경기 19게임에 출전, 7골을 뽑았으며 반데어린덴도 13게임에 9골을 터트렸다.
벨기에의 또하나 강점은 수비라인의 주축인 GK프로이돔메와 스위퍼 클리스터스, 수비형링커 벨사벨이메켕론팀에서, 공격의 핵인 데그리세와 반데어린덴, 그리고 공격가담에 능한 그룬이 안티레흐트팀에서 나란히 활약, 호흡이 척척 맞고 있다.
노장주축의 팀이긴 하지만 벨기에는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나 한국으로서는 상대하기가 벅찬 팀이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팀내의 불협화음으로 완전한 전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어 빠른 역습속공을 전개할 경우 희망을 걸어볼만하다.
【베로나=임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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