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울어버린 北女 '53년 思父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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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경을 초월한 31년간의 사랑의 드라마 끝에 지난해 12월 베트남인과 결혼한 북한 여성 이영희(55.베트남 하노이 거주)씨가 애타게 찾던 생부 이효진씨는 1979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쟁 당시인 50년 10월 남하해 한국에서 재혼한 이효진씨의 장남 이완일(47.건설업)씨는 23일 연합뉴스와의 국제전화에서 "가족관계와 고향 등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볼 때 영희씨가 이복누님이 확실하다"면서 "그러나 누님이 애타게 찾고 있는 아버지는 이미 79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등졌다"고 밝혔다.

이완일씨는 이어 "아직 북한 국적인 누님이 한국에 오기까지는 여러 가지 불편함이 있는 점을 고려해 조만간 하노이를 방문해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이영희씨는 "불과 얼마 전까지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는 소문을 듣고 상봉을 기대했는데 돌아가셨다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복동생들과 사촌형제들이 서울과 경기도에 살고 있다니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하노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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