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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차세우고 시민과 즉석대화/미­소 정상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바버라­라이사 다정하게 관광길/발트계 미국인들 의사당서 항의시위/샌프란시스코엔 “한국통일”열기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주요 방미일정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앞으로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의 마지막 회담을 남겨두고 있기는 하지만 군축문제를 제외하곤 독일문제ㆍ발트3국문제ㆍ무역문제 등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여전히 많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미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소경제 멀미앓아”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일 소련을 닻이 없이 흔들려 모든 승객들이 멀미를 하는 배에 비유하고 경제개혁 계획을 국민투표에 부칠 가능성을 배제.
그는 이날 워싱턴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미국 의원들을 만나 『우리는 구체제를 해체했지만 새로운 체제는 아직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배는 닻을 잃어버려 우리 모두가 멀미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개혁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국민적 합의를 이룩할 필요는 있으나 소련헌법에는 투표에 관한 법률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생산단위별 또는 소비에트 제도를 이용,이같은 여론을 조성할 것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1일 워싱턴 시내에서 갑자기 차를 세우고 거리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바람에 경호원들은 초긴장.
한 여성은 고르바초프의 이름을 부르면서 차도로 뛰어나가려다 놀란 경찰의 제지를 받자 울음을 터뜨리며 울부짖는등 히스테리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는데,그녀는 『그는 나의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고 말하기도.
○…1일 오후 소련발트해 연안국출신 시민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소련대신 리투아니아에 최혜국 지위를 부여하라고 촉구.
미국 최대 노조단체인 AFL­CIO의 레인 커클랜드 위원장과 민속 의상을 입은 사람등 약 1천5백명의 시민들은 이날 의회계단과 잔디밭에 모여 박수를 치며 평화적 시위를 벌였으나 집회가 끝나갈 무렵 소련국기를 불태우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바버라여사와 라이사여사 양국 퍼스트 레이디들은 보스컨 웰슬리여대 졸업식에 참가,급변하는 세계에서 현대 여성의 역할에 관해 각각 6분씩 연설.
바버라여사는 그동안 이 대학 졸업식 연사로 부적합하다는 학생들의 반대의견에 부딪쳐 왔으나 이날 당당하게 연단에 올라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생활에 관해 이야기하고 이들에게 스스로의 길을 추구하라고 격려.
한편 철학교수 출신인 라이사여사는 페레스트로이카와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개혁은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 그녀는 이어 나라와 어린이에 대한 사랑,평화와 휴머니즘 등을 강조.
○…퍼스트 레이디들은 이어 보스턴시 관광에 나섰으며 두차례나 차에서 내려 환영인파에게 맞잡은 손을 높이 올려 답례.
바버라여사는 『나는 라이사여사와 함께 있으면 매우 편안하며 그녀를 대단히 존경한다』고 말해 지난번 방미때 낸시 레이건과 냉랭한 기류와는 딴판인 분위기를 과시.
○“라이사는 매력적”
○…라이사는 31일 미국 의회 도서관에서 러시아의 고문서 전시회를 열고 개막식 리셉션에 참석했는데,이곳에 모인 4백명의 참석자들 대부분은 전시물 자체보다도 라이사를 보러 온 이들로 그녀의 「지성미」에 찬사.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은 『그녀는 정말 매력적이다』고 말했으며 워싱턴 포스트지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여사도 『매우 지적인 여성이다』고 평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4일 샌프란시스코를 잠시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레이건 전대통령과의 조찬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의 강연,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상공회의소에서의 연설등에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노태우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이곳의 많은 한국인들은 이 회담이 양국간의 외교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통일을 가져오게 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미국 반공주의자들의 싱그탱크인 후버연구소에서 발트사태와 통일독일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연설할 예정이다.【워싱천=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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