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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은 한국통일의 교훈”/슈미트·지스카르·후쿠다·신현확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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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소군축 합의는 필연적/본사 세계지도자 초청/「새시대의 도전」 대토론/통일하는덴 돈 많이 들어/일,아시아 발전에 힘써야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총리,지스카르 데스탱 전프랑스대통령,후쿠다 다케오(복전규부) 전일본총리,신현확 전총리 등 전직국가수반 4명이 참석한 세계지도자초청대토론회가 중앙일보사주최로 23일 오전 서울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고대 한승주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새시대의 도전­동아시아정세와 관련하여」라는 주제로 ▲소련·동구의 개혁 ▲독일통일 ▲미소관계및 군축문제 ▲아시아­태평양 협력체제구성문제 ▲남북한 관계개선전망 ▲범세계적 구도하에서의 아시아와 한국의 역할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슈미트전총리는 『서독이 베를린으로의 통행등 관계개선을 위해 거액의 돈을 지불했으며 정치범을 서독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도 돈을 지불했다』고 말하고 『이같이 독일의 통일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돈이 들었던 점을 한국은 명심해야하며 서독의 노력에서 교훈을 얻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세계는 군사력보다 경제력이 훨씬 더 중요한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제,비록 양독에 현재 소련군과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나 이같은 상황은 곧 변화될 것이며 앞으로는 군의 능력여부보다 재정적 능력 등 경제적 힘이 국제관계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군축은 필연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슈미트전총리는 『일본은 재정적·경제적으로 강대국이 된만큼 이제는 아시아의 다른 우방과의 관계에 힘쓸때』라며 이 지역에서의 일본의 협조적인 역할을 강조한뒤 『특히 일본은 이 지역에서 또다른 성공을 거둔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프랑스대통령은 『고르바초프의 개혁노선은 지지하나 그 개혁이 성공할지 여부에 대해선 의문이 많다』고 말하고 『소련은 내부의 민족문제등 여러 어려움이 많아 서방세계가 이를 지원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후쿠다 전일본총리는 『소련이 국내개혁을 성공시킬수 있느냐의 여부가 고르바초프의 장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미소양국이 현재 논의하고 있는 군축문제는 두 대국이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군비축소에 합의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현확 전총리는 『소련 및 동구개혁의 성공이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변화가 결코 「반동」으로 흘러서는 안될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총리도 한일관계에 언급,『일본은 서독이 유럽에서 맡고 있는 정치적·경제적 역할을 아시아지역에서 아직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한국과 힘을 합쳐 아시아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한기 전총리서리,홍성철 통일원장관,민관식 전문교장관·정해창전법무장관,조순승평민당의원,윤천주 전서울대총장 등 국내 학계·정계인사들과 그레그 미,클라인 서독대사 등 주한외교사절등 2백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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