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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인기 상한가 선관위 경쟁률은 1997.7대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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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안광민(29)씨는 구직자 사이에서 일고 있는 공무원 열풍을 실감한다. 시립도서관에 가면 공무원 수험서를 펴놓고 있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 이들을 취업 시장에선 '공시족'이라고 부른다. 안씨는 "2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다"며 "1000대 1의 경쟁률(국회 사무직 8급)도 경험하고 나니 162대 1(7~9급+기술직+연구직)은 덤덤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되려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올해 9급 국가직 공무원이 되려고 지원한 이는 모두 18만7562명. 지난해(17만8807명)에 비해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모집인원(2900명)이 지난해보다 23%나 늘어났지만 여전히 경쟁률은 64.7대 1로 높았다.

일부 직종의 경쟁률은 더 치열하다. 24일 필기시험을 치른 중앙선관위에는 전국적으로 100명을 모집했는데 8만7857명이 몰렸다(경쟁률 878.6대 1). 부산.울산.경남.제주 권역은 7명 모집에 1만3984명이 응시해 1997.7대 1이라는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합격 점수가 100점을 넘는 희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올 6월 실시된 9급 교정직 특채시험에서 순천 지역의 커트 라인은 101점이었다. 가산점이 부여되는 정보처리 산업기사(3점) 등의 자격증이 없으면 필기시험에서 만점을 받아도 합격할 수 없었다.

공무원 응시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그잼 고시학원의 노종태 수험전략실장은 "평생 직장이 보장되면서도 보수.연금 등의 처우가 좋아 공무원이 되려는 취업준비생이 매년 늘고 있다"며 "요즘은 1학년 때부터 공무원이 되겠다며 고시학원을 찾는 대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김기태 대표는 "민간 기업의 고용 불안이 구직자들을 공무원 고시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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