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사과」 가해자도 명시/「84년 수준」이상… 사죄주체는 안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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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측 최종 「문안」 거의 마무리
일본정부는 일제의 한반도 침략에 대한 아키히토일왕의 사과표명과 관련,사과의 주체는 밝히지 않되 과거사의 가해자가 일본이고 피해자가 한국임을 명시하고 「유감」 보다 다소 진전된 「매우 마음 아프다」는 문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1일 『일본측은 당초 사죄문안에서 피해자만 명시하고 가해자는 표현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우리측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가해자가 일본임을 명시하는 표현을 외무성이 주축이돼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22일에는 이같은 내용의 사죄문안이 우리측에 통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따른 일측의 사죄문안은 『금세기의 한 시기에 있어 일본이 한국민에게 끼친 불행한 과거가 있었음을 매우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이같은 내용의 사죄는 사과주체를 밝히고 반성과 책임을 표명해야 한다는 우리의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는 것이나 84년 히로히토 전왕의 모호한 「유감」 표명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해 이의 수용여부를 검토중임을 시사했다.
【동경=방인철특파원】 일본정부는 노태우대통령 방일때 일왕의 사과발언속에 일본이 가해의 주체임을 분명히 밝히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도쿄(동경)신문이 2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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