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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이천수가 '왕형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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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젊은 감독 아래 젊은 대표팀이 꾸려졌다. 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겸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3명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는 이천수(25.울산 현대.사진), 김동진(24.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김두현(24.성남 일화)이 차지했다. 25세의 이천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최연장자다. 2004 아테네 올림픽대표팀은 당시 33세의 유상철,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땐 29세의 이운재가 '큰 형님'으로 리더 역할을 한 경우에 비춰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베어벡 감독은 "얼마나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느냐, 경기 중 전술 변화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 등을 선발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히며 김동진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 이천수의 프리킥.코너킥 능력 등을 높이 샀다. 그라운드에 '사령관'을 두기보다 11명이 자신의 전술에 유기적으로 움직이기를 원한 것이다. 그동안 와일드카드로 뽑혔던 노장들이 팀에 융화되지 못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할 경우 김동진과 김두현은 병역 혜택도 덤으로 받게 된다.

국가대표팀에서 제외됐던 박주영(FC 서울)도 공격수 7명 가운데 이름을 올렸다. "K-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보다 기량이 많이 떨어졌다"며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하면 대표팀 발탁도 없다'는 원칙을 지켜온 베어벡 감독이지만 '슬럼프에 빠진 축구 천재'에 대한 미련은 끝내 버리지 못했다. 베어벡은 "아시안게임이 1주일 남았다면 박주영을 뽑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직 기량이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몇 달 내에 예전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동현(루빈 카잔)도 전날 가나.시리아전 명단에는 없었지만 아시안게임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충형 기자

◆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골키퍼=김영광(전남) 정성룡(포항)▶수비수=김진규(이와타) 김치곤(서울) 김치우(인천) 정인환(전북) 조원희(수원) 김동진(제니트)▶미드필더=백지훈(수원) 오범석(포항) 이호(제니트) 오장은(대구) 김두현(성남)▶공격수=최성국(울산) 이종민(울산) 정조국(서울) 박주영(서울) 김동현(루빈) 염기훈(전북) 이천수(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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