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미분양도 잘 살피면 '살만한 아파트'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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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최근 경기도 양주시에서 입주한 양주자이아파트. 현재 일부 잔여분을 분양하고 있다.

신규 분양아파트의 고분양가 행진이 이어지자 미분양 아파트로 관심을 돌리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수도권 주요지역의 전셋값 상승에 불안을 느낀 세입자들은 이참에 집을 사자며 미분양 시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금 할인, 중도금 융자 등 각종 혜택이 주어져 초기 구입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또 신규 분양아파트보다 입주가 빠른 데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물량이 많이 남은 단지의 경우 원하는 동.호수를 직접 고를 수도 있다.

6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5만7000여 가구(건설교통부 조사)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는 뜻이다. 업체도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제시하며 수요자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분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전문가들은 "투자 차원에서는 접근하지 말고 실수요자들은 발품을 팔아 꼼꼼하게 조사한 뒤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전세 탈출'은 여기서=대출을 받거나 여윳돈을 보태 내집마련에 도전하려는 전세 입주자들이라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이런 아파트는 분양대금을 내면 즉시 입주할 수 있다. 물론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에 비해 혜택도 많은 편이다. 일부 업체는 발코니확장은 물론 새시.타일.벽지 등을 공짜로 시공해 주기도 한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9월 말 현재 서울.수도권에만 1000여가구에 이른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분양 중인 신일해피트리의 경우 전체 117가구 중 23평형 3가구, 33평형 4가구 등이 남아 있다. 분양가는 각각 1억6900만원, 2억4500만원선으로 초기 자금 6700만~9800만에 입주할 수 있다.

경기도에선 의정부시 한일유앤아이가 눈에 띈다. 올 3월 입주했는 데 20, 23, 33평형 일부가 남아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분양가의 60%까지 가능해 4240만~7160만원만의 초기자금만 있으면 입주할 수 있다.

GS건설이 양주시에서 분양 중인 GS자이 6단지(29평~32평형)도 눈여겨볼 만한 단지다. 분양가가 1억5830만원인 32평형의 경우 6200만 원만 내고 입주하면 나머지 잔금 9630만원은 2년 뒤 무이자로 납부하면 된다. 지방에선 부산 동래구 명륜동 SK뷰1차, 광주 광산구 산월동 부영e그린1차 등이 있다.

◆ "이참에 집 늘리자" 중대형 미분양 찾기=넓은 평수로 갈아타기를 원하는 수요자라면 마찬가지로 각종 분양혜택을 업고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

마음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는 중대형 미분양아파트가 현재 전국에 3만여 가구. 주택업체들도 수요자를 찾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값싼 인근지역으로 '평수 늘려가기'에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울 서부지역에 생활권이 있는 수요자라면 경기도 고양이나 부천 등의 미분양 단지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직장이 강동지역이면 남양주 덕소나 창현, 강북은 의정부 민락동이나 신곡동 등의 미분양아파트가 괜찮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구도심권 낡은 아파트 거주자라면 택지지구 등 신흥주거지의 미분양 아파트를 통한 '평수 늘려가기'를 하는 게 좋다.

수도권에서는 고양 행신동 SK뷰3차, 부천 송내동 푸르지오2차 등이 눈에 띈다. SK건설이 경기도 고양시에서 분양 중인 SK뷰3차에는 40.45평형에 각각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각 동의 1층은 필로티 설계를 도입해 주민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충정로역에서 가깝다.

대우건설이 5월부터 부천시 송내동에서 분양 중인 중동 푸르지오 2차도 40, 45, 48평형 일부가 남아 있다. 타워형 설계를 도입해 주상복합 수준의 조망권을 확보했다.

지방에서도 부산 명지.정관지구, 광주 수완지구 등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적지 않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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