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제국' 미국은 어디로] 마이클 레너 월드워치 수석연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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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환경단체인 월드워치연구소(워싱턴 소재)의 마이클 레너 수석연구원은 '석유정치학'의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원유 시추 지역을 확대해 주는 등 석유업계의 이익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부시 정권이 유지되는 한 정치권과 가까운 핼리버튼이나 벡텔 같은 유전개발 및 엔지니어링 회사가 일반 석유회사보다 훨씬 큰 재미를 볼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무력도 불사하는 나라가 미국인가.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앞세워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그리고 지중해 동부 해안에서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아프리카 동부 해안까지 주요 지역에 군사기지를 구축했다. 이들 기지의 공통점은 인근에 대규모 유전지대나 송유관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유전 확보라는 실리에는 정부와 업계 사이에 이견이 없을 것 같은데.

"지난 20년간 서방 선진국들과 메이저 석유회사들은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석유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동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중동석유의 비중이 쉽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원유 매장량으로 따져 세계 2위인 이라크를 부시가 공격한 이유는 석유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석유가 비록 유일한 이유는 아니더라도 이라크 전쟁의 중요한 요소인 것은 틀림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중동의 석유 에너지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애써 왔다. 다른 나라에 대한 정치.경제적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이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봤다."

-이라크 내 미 석유회사들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

"미군 점령 하의 이라크는 당연히 미 석유회사들에 우호적 태도를 보일 것이다. 채굴이 쉽고 매장량도 엄청난 이라크 유전에 접근한다는 것은 어느 석유회사에나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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