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그러나 "유가증권 투자처가 친디아(인도+중국) 등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는데다 환차손 등에도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 증가세에 맞춰 투자 전략과 기법을 시급히 가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활발한 해외 증권 투자=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5년 말 국제투자대조표(IIP) 편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증권 투자 잔액 증가액은 150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여기에서 환율 변동 등과 같은 요인에 의한 증가분 50억2000만 달러를 뺀 순수 투자액은 100억2000만 달러였다. 해외 유가증권 투자가 한 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 덕에 해외 유가증권 투자 잔액도 2004년 말 294억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44억8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반면 지난해 해외 공장 설립과 기업 및 부동산 인수 등 직접투자액은 43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 투자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직접투자 잔액도 386억8000만 달러에 그쳐, 해외증권 투자 잔액보다 58억 달러 적었다.
한은 국제수지팀 최승필 과장은 "전체 대외투자에서 유가증권 투자의 비중(12.3%)이 직접 투자(10.7%)를 처음 앞질렀다"고 말했다.
◆ 특정 지역 쏠림이 문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미국.일본 등 선진국처럼 해외 투자가 직접투자에서 주식.채권 등 자본투자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005년 2월 190개에 불과했던 해외 투자펀드(국내외 혼합투자 펀드 포함)는 올해 8월 말 429개로 2.3배 급증했다. 또 지난해 2월 말 6조1907억원이던 해외펀드 투자 잔액은 9월 14일 현재 11조130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물론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규모가 작은 편이다. 지난해 말 현재 미국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 잔액은 우리의 91배나 되는 4조740억 달러였다. 또 일본(2조1149억 달러).영국(2조3040억 달러)도 우리와는 큰 차이를 두고 있다.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이에 걸맞은 위험 대비책이 아직은 불완전하다고 지적됐다. 특히 투자의 '쏠림 현상'이 개선돼야 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의 최상길 상무는 "해외투자 펀드의 70%가량이 인도.중국 등에 편중돼 있는데다 투자금액의 95% 이상이 주식형 펀드에 쏠려 있다"며 "편중된 투자 지역을 넓히고 분산 투자를 안 할 경우 작은 변동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해 국내 유가증권 투자에 87억 달러를 늘리는 데 그쳤지만 증시 활황에 따른 시가총액 증가와 환율 강세 덕에 투자자산은 921억5000만 달러나 불어났다.
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