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브랜드옷값 외제비해 국산이 너무 비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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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 유명브랜드의 옷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외여행자율화이후 구미선진국의 의류시장을 둘러볼 기회가 많아지면서 차츰 일기 시작한 이같은 여론은 지난 3월부터 수입의류에 대한 가격표시의무제 실시로 국내의류와의 가격비교가 가능해짐에 따라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월 유럽출장을 나갔다가 파리 샹젤리제가에서 순모 개버딘으로된 치마바지와 재킷의 정장을 28만원에 산 경험이 있는 박현옥씨(46·여·회사원)는 『프랑스 중상류브랜드인 이 옷값도 비싸지만 이 옷과 비슷한 품질의 국내제품을 사려면 40여만원을 줘야하는 실정』이라며 국내제품 가격을 비판했다.
파리·뉴욕과 함께 세계패션을 이끌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의 정상급 브랜드인 막스 마라의 경우 비스코스로 된 특수소재의 투피스가 35만원선, 실크블라우스가 8만5천원선에 팔리고 있다는 것.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조지 알마니의 경우에도 파티복같은 특수의상은 1백만원이상을 호가하지만 투피스류는 40만원선에 현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유럽을 다녀온 이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그러나 현재 국내 유명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다소 차이는 있으나 면혼방 원피스가 29만8천∼36만8천원, 폴리에스터 투피스가 30만4천∼50만원, 실크 불라우스가 16만∼26만원, 모혼방 재킷이 32만∼35만원선. 그런가하면 일부 브랜드는 투피스 한벌에 80만∼1백만원을 넘기도 하고, 원피스 한벌에 52만∼56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이는 국내에 수입된 세계정상급 브랜드인 구치의 판매가격이 순모투피스가 76만원, 순면재킷이 56만원, 순모스커트가 21만8천원, 순면 원피스가 60만원인 것과 거의 비슷하거나 일부에서는 더 비싸기까지 하다.
이같은 경향은 내셔널브랜드(전국대상의 대규모업체 제품)에서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중류층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중브랜드인 테헨의 경우 국내수입판매가가 면혼방원피스는 10만1천원선이며, 제럴드라렐·폭스등의 투피스는 24만∼31만1천원선인데 비해 논노·쁘렝땅등의 투피스는 17만3천∼19만8천원, 원피스는 17만9천원선이다.
수입의류들이 출고가+운임+보험료+통관세(일반관세·방위세·부가가치세포함)로 산출되는 수입원가의 1.7∼2.8배를 판매가로 책정하고 있음에 비춰볼때 국내제품이 매우 비싼 것을 알수 있다.
의류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원자재·인건비 등 직접비용을 1백으로 할때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인 하이패션의 경우 3백∼5백의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며, 내셔널 브랜드에서는 2백50의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옷의 재고율이 보통 생산량의 20%수준이고 24∼32%가 할인판매되며 정상가로 날리는 것은 48∼56%정도이기때문에 국내 옷값을 다소 높게 책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하이패션의류를 중심으로 옷값이 크게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것은 『국내브랜드들이 수입의류와 판매경쟁을 하는 방법으로 고가정책을 쓰기때문』이라는 것이 패션계의 지배적인 의견. 일부 디자이너들은 기존의 브랜드와에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 값을 다소 낮추는 정책을 쓰는한편 종래의 브랜드는 가격을 상승시키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20%정도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백화점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패션관계자들은 『디자이너의 수준에 대한 평가강치가 따로 없는 현실에서 가격을 호되게 높여 스스로 1류디자이너를 지칭해왔던 잘못된 풍토가 소비자들의 고가선호와 맞물려 왔던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디자이너들의 바른 자기평가가 있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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