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단백질 산화막으면 노화억제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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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노화를 연구하다보니 우리 부부는 언제부턴가 함께 오래 살기 위해 아침코피에 셀레늄원액을 소량타서 마시게 됐습니다.』
세계생화학계의 거목인 얼 스타트맨 박사(71)와 부인 트레사 스타트맨박사(70)부부가 그들의 한국인제자 21명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대한생화학회 초청으로 내한했다.
『각양각색의 진달래 수천그루를 뜰안에 심어놓고 가꿀 정도로 진달래수집광』이라고 밝힌 이들부부는 세계 곳곳에 진달래 수 만큼이나 많은 제자들을 심어놓을 정도로 일가(스타트맨학파)를 이룬 원로학자들이다.
미국립보건원(NIH)산하기구중 암연구소(NCI)다음으로 방대한 조직인 미국립심방?혈연구소(NHLBl)의 생화학연구실장으로 봉직하고 있는 남편 얼 스타트맨박사는 『사람은 나이가 듦에따라 산소래디컬(유리기)이라는 물질에 의해 산화되는 단백질의 양이 부쩍 증가한다』고 밝히고 『이를 막을수만 있다면 노화를 억제할수 있는 길도 트일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노화물질의 하나인 산화된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가하면 세포내의 아미노산·핵산이 얼마나 많은지 감지하는 장치를 찾아내는등 숱한 기초과학 업적으로 전세계 생화학 교과서에 새로운 이론을 샘물처럼 공급한 학자로 통하고 있다.
아내인 트레사 스타트맨박사는 현재 NHLBI에서 열역학부문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데 우리몸의 단백질 생합성에 중요한 21번째 아미노산(셀레노시스테인)을 첫 발견, 역시 생화학교과서에 개정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학구파.
『지난44년 결혼할 당시에도 연구의 공조에 큰비중을 두었지만 이후에도 연구할 시간을 뺏기지 않기위해 아기를 낳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이들 부부의 연구열은 대단하다.
전세계에서 기라성같은 학자3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에서 개최됐던 스타트맨박사의 65세 기념심포지엄의 연자로 뽑힌 제자·동료·선배5명중 11명이 노벨상 수상자였으며 이 가운데에는 그의 아끼는 제자인 마이클 브라운박사(미국인 화학자)도 끼여있었다. 총인원이 1천명밖에 안되는 미국과학원의 정회원인 그들에게는 그러나 이상하게도 노벨상복이 없었다.
캘리포니아대와 코넬대를 각각 졸업한 이들 부부는 NIH에서 약40년을 함께 보낸 산증인들이기도 하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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