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남 엄마들 몰린다는 '영어책 읽기' 유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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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어린이들의 영어 실력은 타 지역에 비해 매우 월등하다. 영어 교육을 한 발 앞서 끌어 가고 있는 것. 10여 년 전 강남에 문을 연 영어 유치원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되어 ‘영어책 읽기’ 유치원이 강남 엄마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왜 ‘영어책 읽기’가 트렌드일까

첫째, ‘영어책 읽기’의 학습 효과
미국 등 영어권 나라로 자녀와 동반 유학을 떠나 성공한 엄마들은 거의 예외 없이 “매일 인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게 했다”고 말한다. 영어책을 읽으면서 골치 아픈 문법을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되었고, 어휘력과 독해력이 효과적으로 상승했으며, 많이 읽은 만큼 영어 쓰기 실력도 더불어 향상되었다는 것이 그 엄마들이 경험한 영어책 읽기의 효과였고, 강남 엄마들은 그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두 번째, 회화 중심에서 영어 글쓰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일반 영어 유치원에서는 영어 회화와 놀이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논술 시대’로 접어든 요즘, 영어 영역에서도 영어 에세이의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이 흐름이 새로운 영어 유치원을 찾게 만든 동기가 되었다. 미국에서 중학교 때부터 15년간 살면서 교육을 받았다는 S유치원의 원장 H씨는 “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 교육에 비중을 많이 둡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글쓰기 훈련을 시켜요. 우리나라도 최근 논술 바람이 불면서 글쓰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서도 영어 에세이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요. 영어 교육의 논술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봐야죠”라고 말한다.

세 번째, 구태의연한 영어 교육의 틀을 벗어나고픈 욕구
일반적인 학원에서 공부하는 초등학생들은 하루에 단어를 100여 개씩 외우고, 영어 동화책을 마치 교재처럼 줄줄 외워야 하는 암기식 교육에 반감을 갖고 있다. 문법을 배우지 않아도 책을 읽으면서 우리말 문법을 터득하듯이, 영어 문법도 따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책 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을 해야 효과적인 것이다. 영어책을 읽는 영어 유치원의 학습 프로그램은 책을 읽고, 쓰고, 생각하고, 대화하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 영어책 읽기 유치원, 일반 영어 유치원과 이렇게 다르다

놀이 중심이 아닌 학습 위주의 프로그램 일반적으로 영어 유치원에서는 재미있게 영어를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 놀이 중심으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러나 영어책 읽기 유치원은 책을 읽고, 그 책을 중심으로 대화를 하고 스토리북이나 독후감 등을 쓰게 하는 학습 활동이 중심이 된다. 더불어 영어책으로 수학과 과학 등의 분야도 가르친다.

매주 진행되는 프로젝트식 수업 학습 주제는 매주 바뀐다. 1년치 주제를 정해놓고, 그 주제를 중심으로 모든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 즉 ‘우정’이 주제라면, 그 주에는 매일 우정과 관련된 책을 읽고,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독후감도 쓰고 재미난 놀이 활동도 곁들여 흥미유발.

매일 영어 동화책 2~3권씩 스토리텔링 각 반의 담임인 원어민 교사는 스토리텔링 교육을 받은 전문가다. S유치원에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예쁜 공간까지 별도로 마련해놓았다. 원어민 교사가 과장된 억양과 재밌는 몸짓 등을 섞어가며 동화 구연을 하면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을 보인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영어 실력도 덩달아 늘어난다고 한다. 이 유치원의 원장 H씨는 유아기에 영어 동화책을 테이프로 들려주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알아듣지 못해도 육성으로 직접 들려줘야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집에서 테이프라도 들려주는 엄마들이 많은데, 그것보다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육성으로 읽어주라고 조언한다.

한 반 정원은 7명 내외 보통 영어 유치원은 한 반이 15~20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영어책 읽기 유치원은 정원이 고작 7명 내외. 책을 읽고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쓰기를 지도하는 과정이 중심이므로 학생 수가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집중 교육이 어렵기 때문이다.

‘클리닉 반’ 별도 운영 영어책이 중심 교재이기 때문에 영어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춰야 수업에 참여할 수가 있다. 따라서 영어 실력이 뒤떨어지는 아이들을 위해 ‘클리닉 반’을 별도로 운영한다. 영어권 나라 학교에서 외국인을 위해 운영하는 ESL 코스쯤 될 듯.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다양한 영어 동화책 직수입 대부분 영어 전문 서점이나 영어 유치원 등에서 취급하는 책은 특정 몇몇 외국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들여오는 것이라 분야별로 좋은 책을 선정하기도 어렵고, 일반 서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유치원은 미국 어린이들의 필독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출판사의 책들을 선정해 직수입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책들이 더 많다. (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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