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반원-세입자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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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8일오후2시20분쯤 서울돈암동616 동소문동 재개발지구에서 철거작업중이던 철거반원 3백여명과 이를 저지하던 세입자 2백여명이 3시간여동안 격렬한 몸싸움과 투석전을 벌여 철거반원과 세입자 20여명이 부상했다.
세입자들과 재개발조합측은 이날 오전 포클레인을 사용하지 않고 철거반원 20명만을 동원해 빈집 30동을 철거키로 합의했으나 철거용역을 받은 철거반원 3백여명이 포클레인 2대를 앞세우고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가옥을 대상으로 철거작업을 시작하자 세입자들은 고려대·덕성여대생등 대학생 50여명과 함께 각목등을 들고 돌을 던지며 철거를 방해했다.
양측의 몸싸움이 벌어지자 경찰은 사복전경 2개중대 3백여명을 양측 중간에 배치, 분리시켰으나 세입자들은 대책위사무실 입구에 있던 낡은 타이어 50여개에 석유를 붓고 불을 붙이며 격렬히 항의했고 소방차1대가 동원돼 불을껐다.
이과정에서 세입자대표 이경수씨(27·노동·서울돈암동606)가 식칼로 4차례 할복을 기도, 손과 배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이태교씨(48)가 4m 높이의 벼랑위에 올라가 『철거작업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투신하겠다』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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