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한국연극 시대·성격별로 재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우리나라 연극의 역사적 흐름을 재미있는 한편의 이야기처럼 꾸민 『우리시대 연극운동사』란 책이 나와 우리 연극을 알고자하는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고있다.
연극평론가인 유민영교수(53·단국대예술대학장)가 60년대초부터 자료를 수집해 최근 펴낸 이책은 개화기 연극의 태동에서부터 지난해 4월 타계한 이해낭씨에 이르기까지 우리 연극의 발자취를 한눈에 알아볼수 있게한 역저.
유교수는 서문에서 『그간 출판된 연극사관계 책들은 미흡한 사료의 나열에 그쳐 과거의 연극상황을 상상하기 어렵다. 이 책은 지난 1백여년의 험난했던 연극운동을 가능한한 생동하는 역사로 재구성하는데 역점을 두었다』며 집필의 방향을 밝혔다.
이같은 방향에 따라 이책은 60년대초부터 생존해있던 원로연극인들의 생생한 증언과 회고에 근거해 당시의 분위기를 자세히 전해주고 있다. 특히 당시 화제가 되었던 에피소드와 연극계 인물들의 주변얘기가 적절히 삽입돼 5백여 페이지의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시종 재미를 잃지않게 해준다.
유교수는 연극운동사적 시각에서 개화기 이후의 격심한 사회변동에 연극이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해왔는가를 구명하고자해 연극운동의 단계를 시대상황과 연계해 구분했다.
일제식민지화 과정에서 함께 상륙한 일본의 신파극, 식민치하 민족자각과 민중연극·프롤레타리아극, 해방후 이데올로기대립과 좌·우익연극, 전쟁과 연극기반의 붕괴, 여성국극의 성쇠, 60년대 연극중흥운동과 실험극의 태동등이다.
연극관계입문서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우리시대 연극운동사』는 우리의 연극현실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것으로 보인다. <오병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