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문제도 깊숙이 논의/미소 외무 워싱턴회담 무슨얘기 오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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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리투아니아 독립요구가 최대이슈/6월 정상회담앞서 군축 등 의제 절충
4일부터 6일까지 워싱턴에서 베이커 미국국무장관과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 사이에 열리는 미소외무장관 회담은 박빙위를 걷는듯 조심스런 분위기가 예상된다.
이번 회담의 당초 목적은 6월 미소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작업을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그러나 회담은 아마도 리투아니아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투아니아의 독립요구와 이에대해 소련이 벌이고 있는 군사적 위협조치를 놓고 미소외무장관이 상당한 논의를 벌이게 될 형편이다
3일 미국무부의 터트 와일러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리투아니아문제는 베이커장관의 회담에서 다루고자하는 의제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리투아니아문제가 양국외무장관 회담에서 순조롭게 넘어갈수 있으면 본래 의제에 관해 큰 진전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장거리미사일 감축(전략핵무기제한)협정 둘째,화학무기금지 협정 셋째,유럽주둔 재래식 군사력감축합의 등이 양측이 겨냥하고 있는 회담결실이다.
이에 덧붙여 소련이 희망하는 사항은 미국의 대소무역확대다.
그러나 미측은 6월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군축합의를 공식화시킬때 대소무역제제 완화조치를 취한다는 일정표를 마련해놓고 있다.
미소 양측은 군축문제에 관해 작년11월말 몰타정상회담과 그후 두차례 열린 외무장관회담 등을 통해 사실상 마무리를 지어놓은 셈이다. 유럽주둔군의 규모를 19만5천명으로 대폭 감축한다는데 이미 원칙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고 전략핵문제도 큰 장애는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만약 리투아니아 독립문제와 기타 소련국내 정치문제에 관한 미소입장의 대립이 빚어지는 경우 정상회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편 외무장관회담 의제중 주요지역문제로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논의는 과거 미소외무장관회담 때와 다른 심도를 가질지도 모른다. 몇가지 새로운 요소가 추가 됐기 때문이다.
동구변화 및 유럽군축 진전이후 소련이 동아시아군축 문제에 관해 최근 적극자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소련이 수교관계도 급진전하고 있으므로 소련의 대 한반도논의의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특히 미소양국은 금년들어 새로운 국제질서를 바탕으로 한 한반도 문제 논의 빈도를 축적 시켜왔다. 지난 2월초 모스크바 외무장관회담은 종전회담 때와 달리 공동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를 촉구,북한개방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변화를 보인바있으며 지난3월에는 솔로몬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로가초프소외무차관이 파리에서 만나 동아시아 지역문제를 협의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 해결문제를 다루었다.<워싱턴=한남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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