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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주문하신 아파트 나왔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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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주문하신 아파트 나왔습니다."

"침실 두 개, 옷방 하나. 맞네."

"당신이 살고 싶은 아파트 OO에 주문하세요."

최근 TV에서 방영되고 한 건설사의 광고 멘트다. 음식점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 듯 고객이 원하는대로 아파트를 만들어 내놓는다는 내용이다.

주택업계의 아파트 신평면 개발 경쟁이 뜨겁다.

지난 3월 판교신도시에 선보인 발코니 확장형 평면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이후 업체들마다 독특한 평면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

새로 개발한 신평면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가하면 다른 업체의 모방을 막기 위해 저작권을 등록하기도 한다.

이처럼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내부 평면에 정성을 쏟는 것은 신규 분양시장의 수요층이 투자자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입주를 목적으로 한 수요자들은 아파트를 고를 때 가족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평면인지 여부를 꼼꼼히 따진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이제 방이 몇 개인지보다는 거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가가 아파트 선택의 우선 기준이 되고 있다"며 "2000년대초가 건설업체간 브랜드 경쟁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평면 경쟁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평면 어떻게 진화했나=지난달 새로 입주한 아파트로 이사한 주부 A씨는 요즘 주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사하기 전에도 아파트에 살았지만 지은지 10년이 넘은 아파트와 요즘 준공된 아파트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전에 살던 아파트는 주방과 거실과 완전히 분리된데다 싱크대가 거실 반대쪽에 설치돼 있었지만 새 아파트는 싱크대 전면이 식탁, 거실쪽으로 나 있다. 음식을 하면서도 거실에 있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주방에 설치된 액정TV를 보며 여유롭게 식사준비를 할 수 있다.

또 이전 아파트에선 냉장고, 전자렌지 등 주방 가전제품을 어디에 놓을지 몰라 고민했지만 새 아파트에는 기본 제품이 갖춰져 있는데다 수납공간도 충분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입주한지 10년된 아파트와 요즘 입주하는 아파트를 비교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같은 30평형대 아파트라도 체감 공간, 채광성이 완전히 다르다. 채광창이 늘어나고 발코니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요즘 지은 아파트가 훨씬 밝고 넓다.

2000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는 30평형대를 기준으로 '방-거실-방'을 전면에 일렬 배치한 3베이가 대표적인 평면이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방-방-거실-방' 등 4베이가 기본 평면이 됐다. 채광과 환기를 최대한 높인 5베이 평면도 선보인지 오래다. 아파트 후면에 배치하던 주방을 거실 바로 옆 전면으로 끌어낸 평면도 속속 나오고 있다.

붙박이장 등 빌트인 가구가 보편화되면서 공간 활용도 쉬워졌다. 친환경 및 방음을 강조한 마감재 사용도 기본이 됐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향후 아파트 평면은 인구 및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 상품개발실 관계자들은 아파트 평면 특징으로 가변형 평면과 수직공간 활용을 꼽는다.

가변형 평면은 저출산,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가족 구성원 변화에 따른 것으로 이미 많은 업체가 선보였지만 앞으로 대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 집을 장만해 큰 평형대로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택을 연령대에 맞는 구조로 바꿔서 사는 것이 보편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직공간 활용은 층고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우물형 천장, 천장 에어컨 등처럼 천장 공간을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미 대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신평면 경쟁은 시작됐다.

현대산업(43,000원 50 -0.1%)개발은 개조공사를 하지 않아도 간단한 조작으로 방과 거실, 주방 등 공간을 다시 배치할 수 있는 아파트 평면인 이른바 '컨버터블' 아파트를 선보였다.

가변형 벽체와 투명도가 조절되는 유리, 수납공간 등을 활용해 단순히 벽을 여닫거나 유리 투명도를 바꾸는 것으로 같은 공간을 완전히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침실을 서재나 오락공간으로, 주방은 분위기 있는 바(Bar)로 연출할 수 있게된 것이다.

GS건설(63,700원 0 0.0%)은 욕실을 전면에 배치해 목욕을 하면서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평면을 비롯해 취미실, 식품저장고 등 개성있는 평면을 내놨다.

쌍용건설(12,250원 50 -0.4%)은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한 양면 개방형 툇마루식 거실, 다용도 포켓발코니 등을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적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물산(27,850원 400 +1.5%) 건설부문은 아파트 중앙을 빈 공간으로 배치한 '중정'(중앙정원)형 평면을 개발했다. 미니욕실을 갖춘 신혼부부용 25평형 평면과 채광.통풍 효과를 극대화한 전업주부용 34평형 평면 등 맞춤형 평면도 새로 선보였다.

대형 평형에서는 부부와 자녀 공간을 분리해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1가구 2거실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신영은 화성 향남지구에 분양한 '신영지웰'에 제2거실로 '가족실'을 배치했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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