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괴검사 종사자 방사선 "무방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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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방사선 피폭환자들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방사성동위원소 관리의 허점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현재 비파괴검사등 산업분야와 질병의 치료·진단등 의학분야, 생명공학등 연구개발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활용범위와 사용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사성동위원소 취급기관은 85년 4백51곳에서 89년에 6백7곳으로 늘어 났고 앞으로 취급기관이 매년 1백개 이상씩 증가할것으로 과기처는 전망했다.
이같은 방사성동위원소 사용의 증가와 함께 각 취급기관에서 방사선취급사고 또한 늘고 있는데 특히 비파괴 검사 분야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러져 있다.
비파괴 검사란 물체내부의 결함을 동위원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이나 감마선을 이용, 조사하는 산업기술로 ▲파이프 용접부외 균열조사 ▲비행기나 선박내부의 손상조사 ▲콘크리트벽 내부의 철근조사 ▲문화재내부 조사등이 대표적인 예.
비파괴 검사만을 전문으로하는 업체는 현재 9개소가 있는데 대부분 영세해 안전교육이나 작업환경개선이 어러워 방사선 피폭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폭환자를 담당했던 의료진과 비파괴검사 종사자들에 따르면 방사선 관리의 문제점을 ▲안전교육부족 ▲열악한 작업조건 ▲피폭자의 발견과 치료대책 미비등으로 압축할수 있다.
작년12월 대한피부과학지에 방사선 피폭에 의한 피부염환자를 보고한바 있는 서울고려병원 김계정박사(피부과)는『피폭의 가장 큰 원인은 안전교육부족』이라고 말하고『특히 환
자들이 거의 비파괴검사면허가 없는 비전문 요원들이어서 방사선에 대한 인식부족이 사고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비파괴검사 종사자들은 맨손으로 동위원소를 만지고 심지어 입에 물고 다니기도 한다는 것.
열악한 작업환경 또한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고있다. 검사중 방사선이 나올 때는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작업장이 웅덩이거나 다리난간이어서 피할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비파괴 검사가 주로 야간에 실시된다는 것도 사고를 부르는 한 요인이였다·
마지막으로 방사선 피폭자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않는다는 것도 큰 문제점이라는것. 방사선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의도적으로 사고를 은페시키지 않는 이상은 산업재해보험급여를 받기위해 노동부산하 지방노동사무소에 사고원인을 기재한 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같이 노동부에 제출된 방사선피폭서류가 감시기관인 과기처로 넘어가지 않아 과기처는 지금까지 발생한 방사선피폭산재 환자의 어림 수치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또 산재보험장애 등급기준에는 방사선 피폭규정이 없어 피폭부분에 대해 피폭자는 아무런 보상도 못받고 있었으며 전문치료기관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양대의대 김경준교수(정형외과)는『방사선 피폭환자가 찾아 왔지만 특수치료를 할 방법이 없어 애를 먹었다』며『전문치료기관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비파괴 검사분야는 방사선 피폭이 문제가되는 반면 병원·대학등에서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가 큰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원자력법령에 따르면 방사성 폐기물은 폐기업자인 한국에너지 연구소가 수거, 처리하게 돼 있으나 지금까지 수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법원·대학등은 쏟아지는 방사성폐기물을 적당히 처리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 방사성 폐기물 영구처리장 건설이 늦어지고 있어 완벽한 폐기물처리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이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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