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이천수 골 잔치 지휘 코엘류 감독의 알샤밥 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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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진출을 노리는 이천수(울산 현대.사진)는 축구 빅리그에서 군침을 흘릴 만한 이력서를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 쏜 그림 같은 프리킥이 그중 하나다. 8월 A3 챔피언십에서는 득점왕(6골)과 MVP에 올랐다.

이게 전부는 아니다. 아직도 화려한 이력서를 쓰고 있다.

13일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 클럽)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8강(홈 앤드 어웨이) 1차전에서 이천수는 다시 한번 파괴력을 보여줬다. 선취골을 뽑아냈고, 공격을 지휘하며 울산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22분 이천수는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칩킥으로 선취골을 뽑았다.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졌다.

이천수는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왔다. 프로에서는 자선경기까지 포함해 세 번째였다. 이천수는 "한쪽 어깨가 결릴 정도로 무겁게 느껴졌다. 주장 완장을 차고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AFC에서 우승해 세계 클럽 대항전(12월)에 출전하고 싶다. 그래야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국도 이천수 못지않았다. 전반 28분 수비수 3명 사이를 드리블 돌파하며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 프리킥을 이천수가 찼고, 이상호의 헤딩골로 연결됐다. 최성국은 35분과 후반 33분 직접 골문을 갈랐고 후반 24분에는 레안드롱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2004년 4월 한국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지내다 올 7월 사우디 리그 챔피언 알샤밥의 사령탑에 오른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에게는 아픈 패배였다.

코엘류 감독은 7일 입국해 경주에 캠프를 차리고 경기를 준비했다. 클럽 대항전치고는 이례적으로 긴 적응훈련 기간이었다. 그래도 안 됐다.

코엘류를 울린 이천수는 "좋은 분인데 한국에서는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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