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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유부녀 미싱사의 애툿한 탈선 |우묵배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변두리 삶의 고단함을 판소리체 문장에 실어 해학적으로 엮어냈던 박영한씨의 소설『우묵배미의 사랑』이 장선우감독에 의해 영화화 돼 개봉을 서두르고 있다.
각각 아내와 남편을 둔 치마공장 미싱사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축으로 도시 외곽 서민들의 찌들었으나 끈질긴 생명력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극중 두 주인공의 사랑을 불륜이라는 제도권 용어로 비난할수 없는 것은 그들의 삶이 애초부터 자본주의 사회구조속에서 열악하게 조건지워 졌고, 그 때문에 먹고사는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나 그들도 진정하고도 순수한 사랑을 나눌 권리가 있다는게 작의인듯하다.
그러나 사회구조라는게 보통 완강한게 아니어서 그들의 사랑이 아무리 순수하다 하더라도불륜이라는 딱지를 달고는 불가능 하다는게 이 영화의 또 다른 작의로 보인다.
따라서 어쩌다 눈이 맞아 살림을 차렸지만 하고한날 남편에게 두들겨맞는 여인과 술집작부 출신인 아내(그러나 극중 이여인의 생명력은 매우 건강하다)에게 잡혀있는 남자가 그들생애 처음으로 진정한 연애감정을 느끼고 순수한 사랑을 나눈다는게 풋풋하면서도 매우 애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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