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박스] 눈꺼풀의 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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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은 단순한 셔터가 아니다. 우선 기능적인 면을 보자. 1분에 12~15회 깜박이며 빛과 이물질을 막아주고, 40분의 1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눈물을 각막에 얇게 도포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눈꺼풀의 미학이다. 대인관계에서 호감도나 첫인상을 결정짓는 것이 눈꺼풀을 포함한 눈 주위의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쌍꺼풀을 만들고, 눈 안쪽을 터 눈을 크게 보이게 하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눈에 대한 미적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조선시대 여성의 눈이 갸름하고 긴 눈매를 자랑했다면, 1970년대 들어선 서구적인 쌍꺼풀의 동그란 눈, 그리고 최근에는 눈이 크더라도 가는 쌍꺼풀, 갸름한 눈을 선호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꺼풀은 세월을 말해준다. 눈가 주름과 처진 눈꺼풀이 나이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왜 얼굴 중에서도 눈 주변이 가장 먼저 늙는 것일까. 설명할 것도 없이 피부 조직이 얇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 탄력을 보여주는 진피층과 피하지방층의 두께가 얇아 다른 피부층의 4분의 1밖에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젊게 보이기 위한 방법의 첫 순서는 처진 눈꺼풀을 올려주는 것. 노무현 대통령처럼 처진 눈꺼풀 아래쪽을 자르고 쌍꺼풀을 만드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이마에 의료용 실을 넣어 위로부터 잡아당기는 방법도 있다. 눈썹 부위의 피부 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성형수술도 많이 한다. 피부를 당겨 눈꺼풀을 올려주는 간접효과를 보려는 것이다.

주름치료 시장에 피부과가 개입한 지는 오래됐다. 피부를 벗겨내는 레이저나 화학물질,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등장한 고주파를 이용한 써마지가 똑똑한 효자 노릇을 했다.

그러나 눈꺼풀만은 난공불락이었다. 피부가 얇은데다 눈에 대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 미국 식의약청(FDA)은 아이바이써마지를 눈주름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눈꺼풀 주름을 없애는 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한 것. 원리는 고주파를 피부에 침투시켜 콜라겐이라는 진피층의 탄력섬유를 늘려주는 것이다. 단 안전을 위해 에너지를 약하게 조절했고, 열을 식히는 냉각장치를 바꿔달았다. 진피층에 새로운 콜라겐이 생성되면 장력(잡아당기는 힘)이 생겨 눈꺼풀이 올라가는 것이 이 기기의 원리다. 눈꺼풀뿐 아니라 눈썹이 있는 두덩도 고주파를 쐬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도움말: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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