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작권 이양 전 3년간 합동훈련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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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는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에 앞서 준비 단계로 3개년에 걸친 한.미 공동군사연습을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8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한국군이 전작권을 단독 행사하기 전에 단계별 공동 군사연습 방안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작권 환수 시기(X년도)로부터 2년 전에는 공동 군사연습을 한.미가 공동으로 실시하고, 1년 전에는 한국군이 주도하되 미군이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작권을 환수하는 해인 X년도에는 한국군이 정보.작전.감시.정찰.지휘통제자동화(C4I) 등 모든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연습을 주관하고 미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참관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한국군이 전작권을 2009년에 넘겨받는 것으로 합의되면 2007년에는 한.미가 함께, 2008년에는 한국군 주도로 훈련을 하되 미군이 지원하고, 2009년에는 미군은 참관만 하고 한국군이 단독으로 군사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9년에 전작권을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당장 내년부터 전작권 단독행사에 필요한 연합연습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사연습은 작전계획과도 맞물린 만큼 한국군 단독으로 계획하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개년 공동 군사연습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계획하고 훈련과 연습을 통해 평가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양국은 실제 대규모 병력이 참가하는 기동연습 방식보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대북 억제에 필수적인 한국군의 대화력전 수행과 정보.정찰.감시 능력을 주로 평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는 그러나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군사연습을 계획하고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더라도 현재 한.미연합연습은 계속할 방침이다.

합참의 다른 관계자는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하는 군사연습 가운데 ▶북한의 전면 남침에 대비한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을 비롯한 한.미 해병과 특전사 사이의 훈련 등은 전작권이 환수되더라도 한.미가 공동으로 수행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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