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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반대 4단계 투쟁 전개” 김대중 평민총재 국회 연설<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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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자단체장 선거 회피 말라/북한 대응 관계 없이 방송 개방해야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 민자당최고위원은 4당체제가 망국의 체제이기 때문에 구국의 차원에서 통합을 단행했다고 했으나 그들이 과걸 한 말과 너무나 다르다.
3당통합이 만일 「위대한 구국결단,명예혁명」이라면 왜 떳떳이 공개적으로 못했느냐. 3당통합은 보수와 반동수구세력의 합작이다. 정경유착을 통한 기득권 수호공작이며 특정지역ㆍ계층에 대한 고립화작전이다. 공안정국 당시 말살하려던 평민당에 대한 제2파괴공작이다.
통합으로 노정권의 본질ㆍ성격을 확인했다. 밀실에서 암거래하는 반윤리적 정권이며 선거당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반민주정권이다. 유신ㆍ5공시대로 되돌아가 국민정치시대 흐름을 거역하는 반역사적 정권이며 반통일적 정권이다.
3당통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민자당이 수와 힘을 갖고 이를 기정사실화하려고 고집하면 국민의 무서운 저항을 면치 못할 것이고 사회는 큰 혼란에 떨어질 것이다.
오늘의 정국을 파국의 위기로부터 구출하기 위해 새로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시하라고 제안한다. 총선거를 통한 민의의 심판만이 3당통합을 국민이 지지하는지,내각책임제개헌을 국민이 바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선거비용과 노력을 절감하기 위하여 다가오는 지방의회선거와 총선거를 같이 실시하라.
이번 임시국회는 6공의 방향ㆍ운명을 가늠하는 국회로 청산ㆍ개혁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은 폐지되고 민주제도 수호법은 대체돼야 한다.
안기부는 국내 수사에서 손을 떼고 해외정보에만 전념해야 한다. 안기부는 3당통합을 배후에서 조종ㆍ주도했다. 5공시대보다 더많이 수감된 모든 민주인사와 장기수를 전면석방해야 한다.
경찰중립화없이는 경찰사기의 앙양이나 민생치안의 회복은 바랄 수 없다. 민자당은 내년 봄의 자치단체장선거를 회피하고 정당추천제도 하지 않으려 하나 이는 여야 합의사항이다. 법대로 해야 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
국방참모총장제를 창설하는 국군조직법 개정은 문민통제를 마비시키고 군국주의화의 길을 열게 된다. 국방참모총장제는 마땅이 철회돼야 한다.
광주시민의 명예회복ㆍ기념사업ㆍ적절한 배상이 이뤄져야 하며 삼청교육대ㆍ의문사 희생자ㆍ해직언론인에 대한 배상도 해결되어야 한다.
지금 이 나라의 치안은 단군이래 최대로 악화되었다. 살인강도ㆍ인신매매ㆍ마약ㆍ정체불명의 방화 등 무법천지ㆍ무정부상태다.
국민생활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적은 물가앙등이다 물가앙등의 주범은 토지투기다. 땅투기에서 얻은 불로소득은 사치와 과소비를 일으켜 물가를 올리고 있다. 땅투기를 꼭 잡아야 한다.
또 하나의 폭발적 문제는 집 전세금 앙등이다. 전세값앙등의 근본원인은 정부가 세입자를 위한 임대주택 건설을 등한히한 데 있다.
노정권이 다가오는 가을까지 이런 3대 과제,특히 민생문제를 납득할만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노정권의 퇴진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중간평가나 3당통합에 대한 책임추궁과 관계없다.
방화와 괴문서 살포에 의혹이 깔려 있는데도 진범을 못잡는가. 치안책임자의 인책이 없는가.
김일성의 생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머지않아 크게 변할 것이다.
한국이 북한을 이끄는 우월성이 없이 북한의 제2동독화만 기대하는 것은 허망한 것이다.
노정권 2년동안 수많은 남북회담이 있었으나 하나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방이 합의하지 않더라도 일방적으로 단행할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
그 하나는 TV와 라디오의 상호자유청취를 북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둘째,모든 남북간 회담은 판문점에서 하지 말고 서울과 평양에서 해야한다.
결렬위기에 있는 아시안게임의 단일팀 참가를 성공시켜야 한다.
북한도 남한의 공산화를 명시한 것으로 알려진 당규약을 바꾸고 한국국민의 선의를 신뢰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3당통합은 역사에 대한 반역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다.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3당통합은 머지않아 패배하고야 말 것이다. 재야민주세력이나 학생들도 이에 적극적인 동의와 협력을 아끼지 말도록 호소한다.
우리 당의 통합 반대투쟁은 여론투쟁ㆍ의회투쟁ㆍ천만인 서명운동,그리고 다가오는 지자제선거투쟁등 4단계에 걸쳐 진행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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