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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서 헤매던 한중 대규모 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사진 13명 면직등 안천학사장 취임 10일만에 단행
부실의 늪에서 허덕이던 한국중공업을 되살리기 위한 수술이 시작됐다.
지난 9일 쌍용에서 자리를 옮긴 안천학사장은 사령탑을 맡은지 10일만에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부사장급을 포함한 이사진 13명을 면직시켰으며 그대신 18명의 부장과 8명의 임원이 한단계씩 승진,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해 한중호의 험난한 항해를 새로 시작했다.
안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중에 와보니 사람을 위해 조직을 만드는 소위 위인설관식 인사를 한 것 같아 대대적인 개편을 하고 한중을 이끌어갈 사람들을 대거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의 표현대로 따르면 이번에 이사대우가 된 18명의 부장이 앞으로 한중을 이끌어가고 이중에서 사장이 나올 것이며 그렇게 되어야만 한중은 살아난다는 것이다.
어떤 조직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3년이 걸리는데 계속 외부사람이 사장으로 오면 한중의 정상화는 불가능 하다는 얘기다.
안사장은 앞으로도 기구개편과 거대해진 몸무게를 줄이는 감량작업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체 인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관리직을 20%선까지 줄이며,특히 생산현장과 떨어진 서울인원을 많이 감축할 계획이다.
이번에 물러난 중역들 가운데는 지금까지 외부에서 영입된 사장들이 데려왔거나 또는 줄을 대고 들어온 인물등 경영에 부적격한 사람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사장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나간 사람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제발 묻지 말아달라』며 코멘트를 거절했다.
그는 한중의 서울사무소가 계속 있어야 할 필요가 왜 있으며 이 사무소에 현재 무려 5백여명의 직원을 꼭 배치해야 되는지에 대해 강력히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를 대폭 수술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철저히 현장에서 현장중심으로 일해온 그의 경영철학이다. 이에 따라 종합기획실을 없애는등 1실 6개 본부를 6개 본부로 줄였다.
그는 이번 인사를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한중사장에 취임한 뒤 개인면담과 부서장의 의견을 듣고 인사기록카드를 토대로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또 현재 한중에 남아 한중을 되살리자는 직원들은 한에 젖어 있다고 한다. 「한중은 회생불능이라느니,공기업으로는 안되겠다느니」하는 식으로 불신을 받아온 한을 경영정상화로 풀어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4∼5월께 한중정상화 스케줄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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