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개봉 방화 흥행명암 엇갈려|(영화 『추락…』) 관객 10만명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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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설날전후 개봉된 한국영화의 홍행명암이 엇갈렸다.
우선 고속 홍행 안정권에 진입한 영화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26일 개봉일부터 1회, 마지막회 몇번을 빼고는 매진 행진을 계속중인데 개봉 18일째인 지난 12일 관객 10만명을 넘어섰다.
이 기록은 지난해 27만여명이 입장, 최고기록을 세운 『서울무지개』의 같은 기간에 비해 3만명 이상이 많은 숫자.
또 한국영화 최고흥행기록을 보유한 『겨울여자』(58만여명·77년 단성사)의 아성을 깰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성급한 관측이 나올 만큼 기세가 대단하다.
영화계는 『추락하는…』의 성공요인으로 ▲원작소설의 인기 ▲월드스타 강수연의 열연 ▲미·유럽을 포함한 영화공간의 국제화 ▲멜러 바탕에 「미국병」이란 사회성을 배합한 이야기 구성 ▲그리고 이것들을 적절히 이용, 영화를 재미있게 만든 장길수의 연출솜씨등을 꼽고 있다.
박범신의 세태풍자소설을 영상에 옮긴 『물의 나라』도 그런대로 흥행성적이 괜찮은 편이다. 지난달 20일 개봉, 지금까지 7만6천여명이 본 『물의…』는 『추락하는…』의 폭발성과는 달리 완만한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게 특징.
국회의원·사업가·탤런트등이 어우러진 「꼴불견」이 최근의 재벌2세·탤런트 마약스캔들을 연상케해 재미가 그럴듯하다.
그러나 『추락하는…』의 멜러성, 『물의…』의 코믹풍에 비해 정공법으로 히로뽕폐해를 중심에 놓고 한국사회의 구조적 권력형비리를 묵직하게 고발한 『코리안 커넥션』이 관객등의 외면을 받은 것을 영화계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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