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유방암 영국인 "암환자 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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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유방암을 앓고 있는 영국 여성 제인 톰린슨(42.사진)이 암환자 기금을 모으기 위해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통증과 찌는 듯한 더위와 싸워가며 63일간 4200마일(약 6760㎞) 의 여정에서 페달을 밟은 결실이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그는 7월 1일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1일 동부 뉴욕에 도착했다. 뉴욕에 도착한 뒤 그는 "무사히 끝나 다행이다. 작은 모험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무척 괴로웠다"고 털어놓았다. 옆에서 함께 달려준 라이언 바우드(27)는 "제인이 때때로 신음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통스러워 했다"며 "불가능을 현실로 바꾸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봤다"고 말했다.

1남2녀의 엄마인 톰린슨은 지난해에도 플로리다 철인 경기와 뉴욕 마라톤을 완주했다. 지금까지 철인 3종 경기와 마라톤을 여러 번 완주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고향인 영국 리즈까지 2500마일(약 4000㎞)을 자전거로 달리기도 했다.

그의 가족들은 이런 사투를 보다 못해 중도 포기할 것을 권했으나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제인의 막내 아들 스티븐(9)은 "이렇게 엄마에게 남은 시간을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것도 좋다"며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제인은 6년 전 의사로부터 "살 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기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암을 앓고 있다고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각종 경기를 통해 암환자를 위한 기금 125만 파운드(약 22억8600만원)를 모금했으며, 200만 파운드(약 36억5800만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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