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ㆍ방화범 겁없이 날뛰는데… /경찰은 「면피」에 바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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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문책 두려워 사건발생 “쉬쉬”/공조수사 전혀 안돼 허점/「미용실강도」 모두 다섯차례 범행/「대문방화」 23개동 74건으로 확산
민생치안 부재로 시민은 불안하다.
서울 구로동 룸살롱 살해용의자들이 방범비상령을 비웃듯 대낮 미용실을 상대로 연쇄강도를 저지르고 대문연쇄방화사건은 점차 대담성을 보이며 강남북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강력사건발생에 따른 문책이 두려워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않은채 사건축소에 급급,공조수사체제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국치안에 치중해온 경찰은 방화ㆍ강도 살인 등 강력사건에는 속수무책인 실정.
◇연쇄미용실강도=서울 구로동 룸살롱 4명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수배된 조경수(24)ㆍ김태화(22) 등 2명은 6일 서울 종로2가 서울미장원 강도사건 이외에도 명동에서 3차례,이대앞 미장원에서 한차례 등 네차례에 걸쳐 1천1백만원어치를 빼앗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이들을 동일범으로 보는 이유는 ▲인상착의가 같다는 피해자 진술 ▲범인들이 자신들을 「태화」 「붉은장미」(조의 별명)라고 불렀으며 ▲미장원 강도사건의 경우 범행수법이 모두 일치하기 때문이다.
서울미장원 강도사건이 발생하기 한시간쯤 전인 6일 오후6시쯤 서울 명동2가 25 엘랭미용실(주인 윤춘이ㆍ38ㆍ여)에 마스크를 한 20대 2인조 강도가 들어 손님 7명 등 12명을 위협,대기실로 몰아넣고 옷을 모두 벗게한뒤 현금 2백80만원 등 9백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이에앞서 지난달 24일 오후6시,오후7시45분쯤 명동2가 나경자미용실,서울 대흥동 12 이대앞 정명주미용실 등 두곳에서 인상착의가 같은 범인들이 1백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었으며 지난달 7일 오후5시쯤에 충무로1가 송영숙미용실에서도 60만원어치를 털었다.
범인들은 범행과정에서 「태화」라는 이름을 불렀으며 손님들에게 『우리는 붉은장미』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의 애인 정모양으로부터 조는 오른쪽 허벅지에 지름 10㎝의 장미꽃문신이 새겨져있고 최근 돈을 잘 썼으며 지난달 『명동에 갔다왔다』는 말을 몇차례들었다는 진술을 받았다.
◇연쇄방화=지난달 20일 서울 이문1동에서 시작된 연쇄방화사건은 9일현재 서울시내 23개동에서 74건이 발생했다.
9일 새벽에는 한남동 3건,인근 보광동에서 2건이 발생했으며 지난달 20일 이문동 5건,공릉동 1건과 지난달 30일 동소문동에서 5건 정릉1동에서 3건 등이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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