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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낙하산 사장들 경영 성적은 대부분 중하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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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른바 '낙하산 CEO'의 성적표는 어떨까. 이화여대 송희준(행정학) 교수는 낙하산 인사를 '권력을 잡은 쪽의 정치인 또는 관료나 군 출신이 경력.전문분야와 무관하게 기용된 경우'라고 말한다. 중앙일보 취재팀이 이런 기준에 맞춰 기획예산처가 매년 시행하고 있는 공기업 사장경영평가 7년치를 비교한 결과 이들은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정치권 출신 공기업 임원 비율은 과거 정부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기획예산처는 2000년부터 매년 13개(올해부터 철도공사 포함, 14개) 정부투자기관 사장의 경영 실적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책임경영.윤리경영.고객만족도 등 8개 항목에 대해서다. 올해 평가(2005년 실적 대상)에서 열린우리당 사무처장을 지낸 박양수 광업진흥공사 사장이 13위를 했다. 지난해 평가(2004년 실적)에선 공군참모총장 출신의 박춘택 광업진흥공사 사장이 13위였다.

2004년 평가에선 박원출 조폐공사 사장이 13위,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 출신의 유필우 석탄공사 사장(현 열린우리당 의원)이 12위,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의 조홍규 관광공사 사장이 11위였다.

2002~2004년에는 8~13위가 모두 이른바 '낙하산 CEO'들이다.

◆책임경영 지표가 오히려 저조=사장 경영평가에서 낙하산 CEO의 상당수가 '책임경영'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항목에서만 유필우.유승규 석탄공사 사장, 국민회의 출신 유인학 조폐공사 사장 등이 최하위를 기록한 적이 있다. 민주당 출신 김진배 농수산물 유통공사 사장은 2002년부터 3년간 10.12.12위, 자민련 출신 김용채 주택공사 사장은 10위, 조홍규 관광공사 사장은 2003년 10위였다. 정치인들이 책임경영에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 청와대의 주장을 무색케 하는 수치다.

◆현 정부 낙하산 인사 49명=취재팀이 김영삼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14년간 30개 공기업에 재직한 850명의 사장.감사.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정치권 인사는 149명(18%)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현 정부가 임명한 정치권 출신은 49명. 특히 정치권 출신 공기업 감사의 경우 현 정부의 비중(53%)이 김영삼 정부(37%)나 김대중 정부(38%) 때보다 눈에 띄게 높다.

탐사기획 부문=강민석·김은하·강승민 기자

*** 바로잡습니다

8월 29일자 1면 '낙하산 사장들 경영 성적은 대부분 중하위' 기사 중 '2003년 조폐공사 유인학 사장 13위'와 관련, 유 전 사장은 "정부 방침과 배치되는 11월의 노사합의가 성적이 낮아진 주원인"이라며 "나의 재직 시절 공과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유 전 사장은 8월 31일까지만 재직했습니다. 취재팀이 당시 경영평가 기록을 확인한 결과 조폐공사의 경우 노사관리 부분 평점이 낮았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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