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전원주택 열기 '담양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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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인접한 담양군이 전원주택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교통여건 개선으로 출.퇴근이 가능하며 자연생활에 대한 동경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려는 이들도 전원주택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담양군 등은 군 재정 확충과 인구유입 등을 위해 발빠르게 전원주택단지 개발사업에 나섰다.

◇ 전원형 주택단지=푸른 잔디밭의 통나무주택과 나무 같은 쇠로 만들어진 스틸하우스가 그림처럼 어우러진 담양군 남면 가암리. 전원주택 5채는 이미 들어섰고 2채도 건축중에 있다. 담양군은 이미 1998년 가암리 1만8천평을 주택단지로 조성, 40필지 1만평 분양에 나서 지금까지 7천여평을 분양했다. 현재 1백50~2백80평 규모의 12개 필지(3천평)를 분양 중이며 분양가는 평당 23만원선이다.

최근 입주한 박모(47.공무원)씨는 "광주 금남로까지 30분 거리로 손쉽게 출퇴근이 가능한데다 공기가 좋아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며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자 거주지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광주시내 아파트에서 올해 초 이곳으로 이사한 조모(46.수출업)씨는 "사업상 미국을 오가며 지내기에는 전원주택이 더 나을 것 같아 직접 설계하고 자재를 구입해 집을 짓게 됐다"며 "주 5일 근무제로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나위 없다"고 밝혔다.

건축비는 자재 종류와 장식.평수 등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데, 평당 3백만원정도 소요된다.

전원주택 건설업체 대표 고용규(39)씨는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며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경관뿐 아니라 전기.도로 등 기본 시설과 주변 환경을 점검하는 것도 필수"라고 말했다.

마을 이장 김영규(61)씨는 "전원주택이 들어서면서 마을에 생기가 돌아 좋다"며 "서로의 생활을 이해하고 존중해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가암리 전원주택단지는 30여가구가 살고 있는 기존의 마을과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있으나 주민들과 서로 오가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 이러한 전원주택 열기는 크게 확산돼 인근 대덕면이나 화순군 동복면 등에 민간이 개발한 전원주택단지에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화순군은 화순읍 수만리 도로가 확장됨에 따라 이 일대에 전원주택이 난립할 조짐을 보이자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일부 전원주택만 허가를 내주는 등 건축을 제한하고 있다.

또 건축 희망자들이 도로를 내고 군에 기부채납하는 업체에 대해 허가를 내 줄 방침이다.

◇ 개발사업=담양군은 농촌 마을 인근 구릉지나 자투리 땅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해 분양해 주고 있다.

이 사업은 군이 나서 ▶토지 매입 알선 ▶행정처리 ▶기반시설 조성을 해 주고, 주택 건축은 수요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직접하는 주문형 방식이다.

지난 8월부터 전원주택단지 입주 희망자를 모집해 수북면.용면 등 4곳에 택지를 확보했다. 개별적으로 또는 동호인끼리 신청해 한 단지에 6~15가구가 입주한다.

전남대.조선대 교수들이 한 곳을 차지했고, 교장.30대 자영업자들도 함께 신청했다. 전원 주택지 분양가격은 평당 20만원 정도. 담양군은 추월산자락 용면 2곳(6천여평)도 내년 초 분양할 계획이다.

또 광주에서 20~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한 곳 31개 지구 7만3천평도 전원주택 건축부지 대상지역으로 지정해 개발할 예정이다.

담양군 관계자는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라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광주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친환경 개발에 역점을 둔 생태시범지구로 조성해 쾌적한 주거공간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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