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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공산혁명 이후 “최악의 사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유혈충돌 현장/야조프 국방 방불계획 취소/철도봉쇄로 생필품은 “바닥”/급파된 연방군 현장 접근도 못해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당시 벌어진 내전 이래 최악의 내전사태로 평가되는 소련 남부 카프카스 지방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인과 아르메니아인 사이의 민족분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다.
16일 중앙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 특히 아제르바이잔인들은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해 무차별 살상을 가함으로써 처참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으며,아르메니아로 가는 철도를 봉쇄,아르메니아는 연료ㆍ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대해 아르메니아인들도 전투에 대비,참호를 파고 장벽을 구축하고 있으며 헬기를 동원,아제르바이잔인 마을에 총격을 가하고 있어 사태는 완전히 내전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미,무력사용 지지 표명
○…사태 진압을 위해 현지에 급파된 군ㆍKGBㆍ내무부 소속 부대들도 현지인들이 도로를 차단하고 기습공격을 가해오는 등 방해를 벌임으로써 사고현장에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미국정부는 소련정부가 현지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소한의 무력사용」을 이해한다고 발표,시급한 사태수습을 바라는 입장을 표시했다.
○…크렘린 당국이 16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주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이 지역과 분쟁 당사자인 아르메니아 및 아제르바이잔 공화국 관리들은 아직까지 중앙정부가 파견한 군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카라바흐 지역을 담당하는 크렘린 직할통치 위원회의 한 관리는 15일 밤부터는 산발적인 총격 이외에는 접전이 없었다고 전하고,그러나 샤우미얀과 칸라르 지역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 『우리는 병력이 크게 부족해 정규군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기로 장갑차 파괴
○…나고르노­카라바흐 북부 샤우미얀 지역에서 아제르바이잔 과격분자들이 군대로부터 2대의 장갑차를 탈취,아르메니아인들이 살고있는 아자드 마을을 대파시켰으며,아르메니아 민병대 대위 1명과 그의 부하 3명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이들이 타고 있던 자동차가 장갑차에 의해 파괴됐다고 아르메니아의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가 보도.
이 신문은 후에 MI­8 공격용 헬리콥터가 아지키엔트 지역에서 장갑차중 한대를 추격,파괴했다고 보도하고 아프가니스탄 내전에 참가했던 이 헬리콥터의 조종사는 적들이 풍부한 전투경험을 갖고 있는데 놀랐다고 전했다.
○3천여 주민 피난 행렬
○…바쿠시에서는 약 3천명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주로 바다를 통해 피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아제르바이잔 민족주의 인민전선 대변인은 15일 이후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한 학살행위는 없는데도 치안당국이 아르메니아인들의 편만 들고 있다면서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아르메니아인 과격분자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이라고 분격.
○“미사일 공격도 받았다”
○…아르메니아 인민전선 대변인은 아르메니아내의 한 마을이 16일 아제르바이잔으로 부터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무장한 자원병들을 태운 헬리콥터들이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서부 아제르바이잔 지역에 도착했다고 밝히고 16일에도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카프카스 지역의 종족분규가 악화되면서부터 소련 공수부대가 경계태세에 들어갔다고 한 서방 군사소식통이 주장.
그는 또 드미트리 야조프 국방장관이 내달로 예정된 프랑스 방문을 취소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사태론 해결 안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민족주의자들은 크렘린 당국이 선포한 비상사태가 현 사태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카라바흐 민족평의회 대변인은 『바쿠에서는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나고르노­카라바흐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은 두통이 나는데 위장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면서 정작 비상사태가 선포됐어야 할 지역은 바쿠라고 주장.<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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