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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러시아공연때 푸틴과 춤출까

중앙일보

입력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미국 팝 가수 마돈나의 러시아 공연을 둘러싸고 연일 화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번엔 관능적 슈퍼스타가 공연기간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것인가가 논란의 촛점이 되고 있다. 마돈나측이 이미 만찬 약속이 확정됐다고 밝힌데 대해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궁)이 즉각 반박하고 나서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선지는 24일 마돈나의 측근을 인용,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이 공연 스케줄에 포함돼 있다"며 "마돈나가 대통령을 몹시 만나고 싶어 했으며, 대통령의 두 딸이 아버지를 졸라 만남이 이루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대학생인 푸틴 대통령의 큰 딸 마리야(21)와 둘째 딸 카챠(20)는 마돈나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들이 마돈나의 공연 이튿날인 12일 만찬을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만찬 때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며 춤도 추는 것이 관례로 돼 있어 푸틴과 마돈나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블루스 타임'을 가질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즉각 이같은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대통령 공보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부실장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마돈나와 만날 계획이 없다"며 "팝 스타와 어떤 접촉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에선 러시아 정교회가 마돈나의 공연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와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자신의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마돈나와의 만찬을 허락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마돈나와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은 러시아의 신흥 갑부들이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팝 스타와 대면할 기회를 얻기 위해 거액의 뒷돈을 제시하는 등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갑부들은 슈퍼 스타와의 만찬 대가로 150만 ̄500만 달러의 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부터 북미와 유럽을 돌며 순회 콘스트 '컨페션(Confessions)' 무대를 펼쳐온 마돈나는 모스크바에서 마지막 공연을 갖는다. 모스크바의 열기는 다른 어느나라보다 뜨겁다. 러시아 정교회측이 마돈나가 무대에서 예수처럼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당국의 공연 불허와 신자들의 공연 불참을 촉구했으나 별 소용이 없다. 최고 900달러(약 85만원)에 달하는 입장권 4만장이 오래 전에 매진된 것은 물론 고가의 암표가 불티나게 거래되고 있다. 암표 값은 최소 2000달러에서 최고 3500달러에 달한다. 모스크바 시민들의 평균 임금이 대략 500달러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다. 그래도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관객들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시는 아직 공연장을 결정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스크바 시 당국은 당초 예정됐던 모스크바 대학 앞의 참새언덕에 수만의 인파가 몰릴 경우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 북서쪽의 투쉬노 비행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마돈나측은 스탈린식의 고풍스런 모스크바대학 건물을 배경으로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참새언덕이 공연장으로 최적지라며 이곳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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