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류 풍성 활기찾는 발레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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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 무용계에서 유독 뒷전에 머물러 「역시 한국인들에게 맞지않는 예술」로 까지 인식 돼온 발레가 올해는 해외 중요발레단체와 안무자 및 무용수들과의 활발한 교류에 힘입어 부쩍 활기를 띨것 같다.
특히 소련에서는 볼쇼이발레단이 내한공연을 갖는 외에도 1월중 레닌그라드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 교수가 초청돼 워크숍을 이끌고, 2월에는 고전 클래식발레의 전통을 고수하는 키로프발레단의 무용수들이 서울에와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전막공연에 출연한다.
아시아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초청한 레닌그라드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의 루드밀라 코바레바교수는 오는 15일부터 10일동안 국립극장 발레연습실에서 국립발레단원과 일반무용인 및 무용전공학생들을 위한 워크숍을 갖는다.
지난해 12월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문훈숙씨가 『지젤』의 주역을 맡아 일곱차례나 커튼 콜을 받는 개가를 올렸던 레닌그라드 키로프발레단은 오는 2월 유니버설발레단이 공연할 『지젤』공연에 안드레이 가보우즈등 4명의 무용수를 파견해 또 한차례 한소공동무대를 꾸민다.
뿐만 아니라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키로프발레단의 본무대인 마린스키극장에서 세계적 무용수 안드레아스 리에파와 열연한 문씨는 『지젤』공연의 성공으로 올여름 레닌그라드에서 벌어지는 백야제에서도 키로프발레단의 『돈 키호테』공연 주역을 맡게 됐다.
문씨의 소련공연을 계기로 한국의 유망한 발레전공학생들을 키로프발레학교에 파견, 정통고전발레의 본고강에서 유학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소련과의 지속적인 교류 외에도 3∼4월에는 이탈리아의 밀라노·로마등 5개도시, 9∼10월에는 일본의 도쿄·오사카등 8개도시를 돌며 창작발레 『심청』 및 『세레나데』 『지젤』등을 공연한다.
국립발레단과 주한프랑스문화원은 오는 11월 프랑스 리용오페라발레단의 상임안무가겸 예술감독인 프랑수아즈 아드레를 초청, 2인무와 심포닉 발레등 현대적 발레 세작품의 안무를 맡긴다.
한편 세계5대 발레단의 하나로 서유럽에서는 영국의 로열발레단과 쌍벽을 이루는 서독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내한공연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 공연이 성사될 경우 장래가 촉망되는 한국무용수들이 이 무대에 함께 서도록 할 방침인 만큼 한국 발레의 꿈나무들이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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