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ㆍ건설ㆍ금융주등 주도/90년 증시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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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토지공개념 실시등 호재,금융실명제 악재로 작용
○…「5공청산」이 그랬듯 경제현상의 흐름에 완전한 단절이란 있을수 없다.
3일 개장한 90년대의 첫 증시도 지난해 말의 여러가지 장세불안 요인들을 그대로 이월받은채 거래를 시작했다.
증시가 속한 「큰 틀」로서의 경제상황이 해가 바뀌었다고 달라진 것이 아니며,전 전대통령의 국회증언이 예고했듯 정국불안이나 노사분규가 씻은듯 가라앉을 수도 없고 수급불균형이나 기관의 자금사정,개인투자자들의 불안심리 등도 하루아침에 바뀔것들이 아니다.
더구나 한은의 주식매입자금 지원조치가 이미 끝났다는 이규성 재무장관의 「실언」이 당장 지난 연말의 휴장기간중에 있었기 대문에 새해의 증시가 말(마) 같은 지구력과 추진력을 갖고 시작되리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좀더 멀리 1년앞을 내다보는 각 연구기관ㆍ전문가들의 증시 예측에는 희망적인 분석들도 많이 있고,또 나름대로의 설득력도 있다.
추정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관별로 올해 경제는 지난해보다 못하지 않은 6.2∼7%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원화절하의 효과등이 나타나면서(원화 환율은 3일 달러당 6백80원대에 올라섰다)을 하반기 부터는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호전되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올해부터 통화관리 방식이 「자금량 적정 배분」식으로 바뀌면서 지난해와 같이 불규칙적이고 기복이 심한 자금시장의 「돌발사태」들은 사전적으로 많이 제거된데다 종합토지세제ㆍ토지초과이득세제가 실시되는 등 부동산이 예전같지는 않으리라는 예상도 증시 주변의 자금사정 호전에 어느정도 기대를 걸게한다.
게다가 작년에 혼쭐이난 정부가 필요하면 기업의 증자계획을 조정하고 국민주 발행을 미루어서라도 증시의 수급상황은 철저히 챙길터이고,92년부터의 부분적인 자본시장 개방이 이제 1년 더 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도 올해의 증시를 밝게 해주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각 연구기관들마다 대부분 올해 증시가 약간의 「수요초과」현상을 보이리라는 예상을 하고 있으며 종합주가지수가 1천포인트를 넘어 1천2백∼1천3백 사이의 최고치를 기록하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증시의 가장 큰 「복병」은 뭐니뭐니 해도 1년앞으로 다가온 금융실명제라는데는 모두들 이견이 없다.
벌써 지난해에도 증시 장기침체의 주요원인으로 실명제를 앞두고 미리 손빼는 위장ㆍ분산주식들이 거론됐듯이 올해도 불안한 거액자금의 증시이탈을 충분히 예상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현재 금융실명제 세부시행 방안과 관련,특히 증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시킬수 있는 「완충장치」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90년 증시의 주도업종 및 종목은 어떤것이 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자ㆍ기계ㆍ자동차등은 기간산업으로서의 비중이 90년대에 더욱 커질 것이며 최근 정부의 산업구조 고도화정책과 관련,첨단산업 관련주들의 전반적인 강세를 점치고 있다.
또 건설업은 수도권 아파트 건설을 비롯,지속적인 국토개발사업의 추진으로 제2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으며 자본자유화를 앞두고 지난해 죽을 쒔던 금융ㆍ증권관련주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주도주로는 첨단산업 관련주(기계ㆍ반도체ㆍ컴퓨터ㆍ항공기),건설관계주(건설ㆍ시멘트등),자본자유화 관련주(금융ㆍ해외증권관련주)등이 꼽히고 있다.<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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