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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간 소득분배 완만하게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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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의 복지수준은 경제성장에 따라 소득·고용 증가 등 양적 지표 못지 않게 주거·교육·보건 등 모든 분야에서「삶의 질」이 나아져야 한다.
경제기획원 조사 통계국이 발표한 89년 사회지표에 따르면 1인당 GNP(국민총생산)5천 달러 시대를 앞두고 국민들의「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장 큰 관심사인 건강의 경우 비록 주관적이긴 하지만 스스로를「건강한 편」이라는 사람이 50%를 넘어 3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또 올해 처음으로 흡연 문제를 조사한 결과 20세 이상 인구 10명 가운데 4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음주인구는 10명중 5명 꼴이었다. 특히 술을 거의 매일 마시는 사람도 음주인구의 10·2%에 달하고 있다.
금년 사회지표에서 보건·병원 이용 항목은 실제 표본조사를 한 것이며 인구·실업률은 추정치를 적용한 것이다. 주요내용을 요약한다.

<증가율 소폭 상승>인구
인구 증가율이 지난 84년 이후 계속 1%를 밑돌고 있으나 6·25이후 베이비붐으로 태어난 여성들이 가임 연령이 되면서 증가율(85년 0·93%→89년 0·97%)이 다소 높아졌다.
올해 전체인구는 4천2백38만명으로 이중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1백96만4천명. 생산연령인구 (15∼64세) 에 대한 비생산 연령인구(14세이하, 65세 이상) 의 비율은 85년 52·5%에서 88년 55·2%로 점차 낮아져 부양부담은 현재로선 크지 않는 셈이다.

<계층간 격차 개선>소득·소비
가구 당 연간소득은 지난해 8백86만3천원으로 85년(5백85만7천원)에 비해 3년새 51·3%가 늘었다.
가구주의 직업별로는 고용주가 소득(1천8백35만4천원) 이 가장 많아 전체 평균의 두배를 약간 웃돌며 다음 자영업, 피고용자의 순. 지역별로는 시부(9백51만5천원)가 군부 (7백52만9천원)보다 2백만원 정도 많아 소득의 도농 격차가 좀체로 좁혀들지 않고 있다.
한편 전체소득에 대한 상위 20% 계층의 소득 점유율은 85년 42·72%에서 88년 42·24%로 낮아지는 대신 하위 40%계층 점유율은 18·91%에서 19·68%로 높아져 완만하나마 소득분배 구조가 개선되어 가고 있다. 소득의 불균형도를 측정하는 지니계수는 0·3355로 외국과 비교할 때 미국·영국 등 선진국보다는 못하지만 멕시코·필리핀·콜롬비아 등 중·후진국보다는 분배구조가 좋은 편이다.

<실업률 사상 최저>고용·노사
80년 이후 고용사정은 좋아져 실업률이 80년 5·2%에서 작년에는 2·5%로 사상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제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2·7%추정)를 기점으로 사정이 악화돼 내년에는 실업률이 3·5∼4%에 이를 전망이다.
고용구조의 두드러진 특징은 여성 취업률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사실. 80년 38·2%에서 작년에는 40·1%로 높아졌고 전문·기술·행정 관리직의 경우(80년 68·4%→88년 32·2%)증가 폭이 커 여성의 사회참여가 질적·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노동운동이 활성화되면서 노조 조직률도 지난 3년새 크게 높아져 87년6월말 현재(조직률 14·7%) 조합수 1천50개, 가입 조합원 1백5만명이던 것이 지난6월 말(조직률 22·3%) 에는 7천8백30개 조합1백85만5천명으로 증가했다.
만 2년 사이에 노동조합은 7배 이상, 조합원은 1·8배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교육 정도별 임금수준은 고졸 임금을 1백으로 기준할 때 지난80년 중졸 68·8, 대졸 2백2·5이던 것이 작년엔 중졸 82·1, 대졸 2백2·7로 나타났다.

<대학 진학률 하락>교육
각급 학교 진학률은 국민학교 99·7%,중학교 94·6%로 대부분 고등학교까지는 다니나, 고교에서 대학진학률은 35·2%로 3분의2가량이 대학에 다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당 학생 수는 국민학교 42·1명, 중학교 53·3명, 고교(인문계) 55·3명 꼴. 교사 1인당 학생수도 국민학교 36·3명, 중학교 29명, 고교(인문계) 27·4명으로 점차 줄어 교육여건이 개선되고있다.
이에 따라 유치원 취원율도 80년 4·1%에서 30·1%로 높아졌다. 4∼5세 적령아동 10명중 3명 꼴로 유치원에 다니는 셈이며 유치원교사 1인당 학생수도 85년 33·9명에서 금년엔27·6명으로 줄어 조기교육에 대한 인식과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건강한 편」55%>보건
지난5월 2주일간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중 한번이라도 아팠던 사람이 16·6%(이환율)로 이들은 평균 1·1일간 병을 앓았고 6·4일간 활동에 제한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83년 7·6%, 86년12·5%에 비하면 이환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특히 각종 공해 등 환경 탓, 성인병·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0∼4세 유아(83년 16·8%→89년 36·6%) 와 50대 이상(10·2%→22·8%)의 이환율이 급증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에 대해선 11·2%가「매우 건강」, 43·6%가「건강한 편」,「보통」27·4%로 나타나 건강하다는 사람이 54·8%로 절반을 넘어 86년 조사(48·7%)때보다 상당히 늘었다.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여자(48%) 보다 남자(62·1%)가 많고, 도시(53·2%)보다는 농촌(60·8%)이 많다.
또 자신의 건강관리는 70·3%가「아무 것도 안하며」, 29·7%만이 건강을 위해 애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관리 방법은 운동(9·1%), 식사조절(7%), 보약·영양제 복용(6· 5%), 담배·술 절제(3·5%)의 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39·3%로「하루 반갑 이하」가 29·8%,「한 갑」이 58·1%,「두갑 이상」도 2·7%나 되고 있다. 성별로는 흡연 인구가 남자 75·4%, 여자는 7·6%로 여성 흡연자 중에는「하루 한 갑」이 32·9%로 상당한 흡연량을 보이고 있다.
음주인구도 57%로 86년(48·3%) 에 비해 갈수록 증가추세로 특히 여성 음주인구가 3년사이에 11·5%(86년 20·6%→89년 32·1%) 가 늘어났다. 음주 휫수는「월2∼4회」(28· 9%)가 가장 많고「월 1회 미만」 (29·1%),「주2∼4회」(21·8%)의 순이나 거의 매일 마시는 사람도 음주 인구의 10·2%에 달하고 있다. 또 지역별로는 농촌(53·2%)보다 도시(58·5%)에서 술 마시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서비스 불만>병원이용
인구 1천명당 의사의 진료를 받은 사람은 80·9명(83년 36·2명)으로 병원 이용률이 늘고있으며 한 사람 당 평균 치료일수는 4·5일.
의료여건도 개선돼 의사 1인당 인구가 83년 1천6백90명에서 작년엔 1천1백39명 (약사1천5백65명→1천2백22명)으로 줄어 의료시혜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의료 서비스에 대해선 만족(15·3%) 보다 불만(38·3%)이 높아 의료행위에 문제가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이유는「비용이 너무 든다」가 32·2%로 가장 크고「불친절」(31·5%),「치료 미흡」(l6·1%),「지역편재」(11·3%),「시설미비」 (7·3%) 의 순.

<전화 1가구 1대>주택·도로
영구 임대 주택건설 등 주택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택보급률은 87년 69·2%에서 금년에는 70·8%로 높아졌다.
이밖에 상수도 보급률(88년)은 74%, 도로 포장률은 61·4% (국도 84·4%), 전화는 인구 1백명 당 1·6대로 한 가구에 1대, 전국의 승용차는 1백11만8천대(88년)로 38명에 한 대 꼴로 보유하고 있다.

<도시, 농촌의 4배>문화·여가
1년간(88년)모두 3만8천4백54종 1억6천7백25만8천2백1권의 책이 발행됐다. 종류별로는 학습 참고서(46·4%) 가 가장 많고 다음 아동도서(19·6%) 문학서적(8·7%) 의 순이었다.
전국의 공공도서관(89년)은 4백49개소로 좌석 수는 인구1만명 당 28·1석, 장서 수는 3천85권. 여가활동에 쓰는 교양 오락비는 도시가구가 지난해 전체 지출의 3·8%인 연간21만9천2백40원으로 농가(5만1천5백36원) 보다 4배 정도가 된다. 도시가구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기도 하지만 농촌에는 그만큼 여가를 즐길 만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된다.<장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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