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컨벤션센터, 6개월만에 국제회의 55건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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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지난 8월 25~28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39차 국제 소음제어 학술대회' 사무총장이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정권(李正權.기계공학)교수는 세계 34개국 1천1백여명이 참가한 이 대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서 많은 감사 편지를 받았다.

"바다와 한라산이 한눈에 보이는 장소 선택은 물론 회의 서비스도 어느 곳에 뒤떨어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3월 개관한 제주 ICC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제주도라는 장소에 걸맞게 '리조트형 회의 중심의 컨벤션센터'라는 특징도 부각되고 있다. 컨벤션센터는 1990년대 말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유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뒤 '컨벤션센터가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주도가 1천8백6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뜨는 제주 ICC=개관 전부터 회의 예약이 잇따랐다. 개관한 지 6개월 만에 55건의 국제규모 회의를 개최했다. 참가 인원은 줄잡아 5만여명이다.

행사의 질도 높았다는 평가다. 국제 이동체공학 학술대회.소음진동학회 국제총회 등 1천~2천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행사가 대부분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자체 분석 결과 이들 회의가 제주 관광산업 등에 미친 경제적 파급 효과는 1천4백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내년 중 예약된 대규모 국제 회의도 50건이나 된다. 내년 3월 유엔 환경계획 이사회가 예정돼 있는 것을 비롯해 ▶아태관광협회(PATA)총회(4월)▶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5월) 등이 열릴 계획이다. 이들 대회는 대부분 2천~3천5백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국제회의다.

◇성공 비결은=제주 ICC의 전략은 '국제회의와 레저.휴양이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제주 서귀포 중문단지 '지삿개바위'를 낀 센터의 입지는 바다와 한라산을 동시에 살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게다가 최대 4천2백여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메인 회의장 등 각종 시설도 수준급이다.

이런 이점들이 국내뿐 아니라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인 일본.중국.싱가포르 등의 각종 회의나 휴양을 겸한 기업형 연수 등을 유치하기에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제주도는 또 지난 7월 관계기관과 관광업계가 참여하는 제주 국제회의 지원협의회를 구성, 총력 지원 태세도 갖추고 있다.

제주 ICC 김종희 사장은 "천혜의 자연경관, 체류와 휴양이 동시에 가능한 최적의 회의 개최지로서 제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세계적 컨벤션센터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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