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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골 잔치, 풍성했지만 … 올스타전, 후기리그 앞둔 스타들 몸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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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프로축구 별들이 모두 모인 올스타전이었다. 무려 16골이 터져 올스타전 최다 골(종전 1999년 10골, 중부 7-3 남부) 신기록을 작성했으나 열정은 없었고 장난기만 있었다.

'2006 하우젠 K-리그 올스타전'이 20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차범근 감독이 이끈 중부팀이 허정무 감독의 남부를 10-6으로 크게 이겼다. 중부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 라돈치치(인천.사진)는 후반만 뛰고도 5골을 넣어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2002년 샤샤(4골.당시 성남)의 기록을 넘은 올스타전 개인 최다 골로 샤샤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MVP에 올라 상금 1000만원과 GM대우 윈스톰 자동차 등의 선물을 받았다.

올해 올스타전은 후기리그 개막(8월 23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 열렸다. 선수들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14개 구단의 서포터스도 거의 볼 수 없었고, 제주 유나이티드(옛 부천 SK)의 연고지 이전을 비난하는 일부 축구팬의 "연고이전 반대" 함성만이 울려퍼졌다.

전반은 그나마 볼거리가 있었다. 3분 만에 남부 최성국(울산)이 첫 골을 넣었다. 7분에는 북한 국가대표 출신인 남부 안영학(부산)이 아크 정면에서 흘러나온 볼을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했다. 중부 골키퍼 이운재(수원)가 꼼짝할 틈도 없이 왼쪽 골네트 귀퉁이를 강타한 멋진 골이었다. 중부는 전반 18분 이관우(수원)의 헤딩 골로 반격의 포문을 연 뒤 박주영(서울)이 전반 32분 골문 앞에 양팀 선수 4명이 엉기며 흘러나온 볼을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에 선수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경기는 맥이 빠지고 장난스럽게 변했다. 박박머리 김용희(광주)는 가발을 썼다 벗었다 하면서 시선을 모으려 했고, 뽀뽀(부산)는 두 차례나 축구화를 벗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거는 시늉을 했다.

후반에만 중부 라돈치치가 5골, 남부 최성국이 해트트릭을 할 정도로 양쪽 수비 모두 상대 공격을 막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인천=정영재.이충형 기자

이천수 속옷 오려 골 세리머니

○…전반전 골 세리머니의 컨셉트는 '팀워크'였다. 남부선발은 전반 3분 최성국의 첫 골이 터지자 11명의 선수들이 일렬로 서서 음악에 맞춰 춤을 췄고 안영학의 두 번째 골에는 원형으로 모여 또다시 춤을 췄다. 중부선발은 18분 이관우의 첫 골이 터지자 선수들이 일제히 차범근 감독에게 달려가 얼싸안았고 박주영의 두 번째 골에는 남부 선수단 벤치 앞으로 달려가 단체로 오른팔과 다리를 흔들며 '무력시위'를 했다. 33분 김은중의 골에는 벤치 선수들까지 그라운드로 나와 함께 춤을 췄다. 단 한번의 예외는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전반 37분 골을 성공시키자 홀로 하트 모양의 구멍을 뚫은 속옷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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