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복제'만능세포'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일본 교토(京都)대 연구팀이 실험용 쥐의 피부세포에서 각종 장기나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만능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일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만능세포를 이용하면 거부반응이 없고 환자와 같은 유전자를 갖는 이식용 장기나 세포를 제조할 수 있게 돼 질병.사고로 손상된 장기와 조직의 기능을 복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만능세포는 배아줄기 세포와 달리 수정란이 아닌 피부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윤리 문제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아줄기세포는 재료인 수정란이 다른 사람의 유전자를 갖고 있어 장기 등으로 성장시켜 이식하더라도 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복제기술을 함께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만능세포는 환자 본인의 유전자를 가진 체세포이기 때문에 거부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교토대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결과는 11일자 미국 과학잡지 '셀'의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중요한 유전자 중에는 신체를 구성하는 보통 세포를 '리셋(reset)'시켜 초기세포가 갖고 있는 만능성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가 있음에 착안, 24종류의 유전자를 선정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Sox2' 등 유전자 네 종류를 바이러스를 사용해 생쥐의 꼬리에서 채취한 피부세포에 주입, 배양한 결과 2주일 뒤에 피부세포는 줄기세포를 주사할 경우와 마찬가지로 신경.연골조직이 생겨났다.

연구팀은 이 세포를 '유도다능성(誘導多能性) 줄기세포(iPS)'로 명명했다. 연구팀은 또 이미 사람의 체세포를 사용한 연구에도 착수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만능세포가 재생 의료 연구용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