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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대통령 아들|코마네치 성폭행 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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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달 28일 헝가리로 망명한 루마니아 「체조의 여왕」코마네치는 성적 폭행과 고문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국을 떠났다는 설이 파다하다.
코마네치는 지난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체조부문 3관왕을 비롯, 70년대 말 세계체조를 석권했던 루마니아의 영웅이다.
코마네치가 루마니아에서 국가가 보장하는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조국을 떠난 것은 루마니아의 장기독재자 차우셰스쿠의 아들 니쿠의 각종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인간적 해방」이 주 이유라는 것.
최고 권력자의 아들 니쿠는 호색한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리베라시옹(해방) 지는 니쿠가 지금까지 계속 코마네치에게 끈질기게 접근, 유혹해 왔으며, 이미 권력을 등에 업고 코마네치를 수 차례 강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코마네치는 니쿠의 폭력에 줄기차게 저항했으나 번번이 실패했으며, 때로는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니쿠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는 것.
니쿠의 코마네치에 대한 위협은 코마네치가 지난 83년 크라비오바대 축구팀 센터포워드인 게오가우씨와 약혼한 뒤부터 보복형식으로 더욱 심해졌다고 리베라시옹은 전하고 있다.
이 신문은 게오가우가 코마네치와 약혼한 뒤 크라비오바대 축구팀이 출전금지 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신문들은 코마네치가 지난 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때 서로 알게된 영국의 광고 컨설턴트인 스마이더씨(37)와 결합하기 위해「사랑을 찾아」루마니아를 떠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염문설은 코마네치가 헝가리 도착 후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헝가리 라디오 방송은 코마네치가 헝가리 도착 후 『나는 루마니아에서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좋은 아파트와 집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유가 더 좋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그녀의 망명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코마네치의 망명이유가 어떻든 간에 헝가리에 파견된 루마니아 비밀경찰이 그녀를, 추적, 루마니아 송환에 혈안이 되고 있어 이번 망명의 성공여부는 커다란 국제적 관심과 외교적 시비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코마네치는 망명 다음날인 29일 아침 세게드시의 로열호텔에서 2명의 미국인이 몰고 온 대형 승용차를 타고 나간 것이 목격돼 그녀가 「미국으로 망명할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미국에는 코마네치의 과거 코치였던 벨라 카롤리씨가 살고 있다. 카롤리씨는 지난 81년 미국 순회 시합 중 미국에 망명했다.
【파리=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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