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되는 고교 교과서|책5권 줄어 학습량 알맞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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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8년4월 문교부의 제5차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교과용도서의 개편·편찬작업이 마무리됐다.
90학년도 신입생부터 사용, 92학년도에 가면 전학년이 사용하게 될 새 교과서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학습량의 적정화」를 꾀하고 시대적 변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90년대가 요구하는 교육내용의 반영」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
이에 따라 교과서내용의 양은 교육과정의 기준 단위 배당에 맞추되 연간 32주 동안(종전 34주)이수할 수 있는 양으로 줄어들었으며 교육내용도 통합조정, 교과서 수도인문계가 32책에서 27책으로, 자연계가 31책에서 26책으로 줄었다.
또 90년대의 선진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국민정신교육·통일안보교육·경제교육·환경교육·인구교육·성교육 등과 관련된 내용이 교과서에 많이 반영됐다.
이밖에도 ▲내용수준은 대부분의 학생이 참고서 없이 자율학습만으로도 이해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할 것 ▲내용진술은 제시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나타나야 하며 글 전체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 등의 편찬지침이 주어졌다.
문교부가 밝힌 교과목별 주요 개편내용을 알아본다.
◇국민윤리=주제에 따른 문제를 제기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 설명한 후 학생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유도했다.
종전 교과서에서 산만하게 다루었던 공산주의 이념 및 북한관련 문제를 통합하여 별도의 장(V·V1)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V1장「조국의 통일과 번영」에서는 종전의 대결·냉전구조의 반공교육논리에서 탈피, 남북한의 통일정책을 객관적으로 비교·비판하고 우리의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의 합리성과 정당성을 강조했다.
◇국어=고교 국어과를 구성하는 교과목으로 종래의 국어I·국어Ⅱ(문법·작문·현대문학·고전문학)을 폐지하고 국어·문학·작문 및 문법을 편제상의 교과목으로 신설했다. 국어과목은 공통필수이며 나머지는 과정별로 선택하게 되어있다. 국어과목의 편찬방침은 언어사용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고「단원의 길잡이-제재1-학습활동1-제재2-학습활동2…단원의 마무리」를 기본 골격으로 하되 영역의 특색에 따라 다소 변경할 수도 있게 한 것 등이다.
◇국사=상·하권으로 나뉜 것에는 변동이 없지만 각권 공히 1개 단원씩 증설, 고대사와 근·현대사를 보강했다.
상권의 단위I을 제외한 전단 원을 전환기의 시대사-정치사-사회·경제사-문화사를 주제로 한 분류사 형식으로 꾸몄다. 현행 교과서에 비해 달라진 것은 ▲만주지방 선사시대의 고고학적 성과와 요령지역의 청동기 문화에 대해 상술했으며 ▲위만 이전의 고조선 정치상황을 수록했고 ▲발해사의 서술분량을 늘리고 신라와의 관계를 대립보다는 상호교류 폭으로 기술했으며 ▲조선후기 평민들의 활약상을 상술한 것 등이다.
◇수학=일반수학의 경우 집합을 대수영역에 삽입하여 대수·기하·해석의 3개 영역으로 축소했다. 또 형식논리에 치우친 명제에 대한 학습과제를 축소했다. 수열과 순서 도는 수학I과 Ⅱ로 이동시켰다. 수학I·Ⅱ에서 행렬을 이용한 연립방정식의 풀이는 미지수가 3개인 것까지만 다루도록 했다.
전반적으로 수학적 사고활동과 정의적 측면을 강조한 교육과정으로 꾸며졌다.
◇영어=고등학교 영어교과의 내용이 지나치게 어렵다는 비판에 따라 중학교와의 학습연계성이 강조됐으며 영어I의 지도어휘수도 1천7백 단어 내외에서 1천6백 단어 내외로 하향조정 했다. 전통적인 문법구조 중심의 교수방법을 탈피하기 위해 의사소통 능력신장에 초점을 맞춰 개편됐다. 대화체 문장의 비울 이 높아졌다.
◇한문=한문I·Ⅱ의 구분을 없앴다.
독해력 신장을 통한 한문기록의 이해와 감상, 한자 및 한자어의 언어생활에서의 활용성 등이 특히 강조됐다.
◇사회·문화 및 정치·경제=현행 사회I·Ⅱ의 수준별 구분에서 내용별 구분으로 바뀌었다. 사회·문화의 경우 민주 시민성 함양에 초점이 맞춰졌고 주요용어 항목을 새로 만들어 개념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정치·경제의 경우 우리의 정치체제인 자유민주주의, 우리의 경제체제인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중점이 놓여졌다. Ⅲ장「국가와 정치」에서는 다변화 되어가고 있는 국제적 현실, VⅡ장「국제경제와 경제발전」에서는 개방경제하의 국가간 경제협력 VⅢ장「우리 나라의 경제발전」에서는 고용 및 노사관계·복지정책 등에 대해 언급됐다.
◇지리와 세계사=지리I의 경우「자연환경과 생활」「인구와 생활공간」등의 장을 통해 환경오염·인구증가 등의 문제를 더욱 심도있게 다루었다. 세계사의 경우 세계사가 우리의 삶에 대해 갖는 의미 등을 언급한 입문단원을 신설했고 현대사의 비중을 강화, 제3세계의 민족운동 등에 관해 상술했다.
◇과학=과거에는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을 각각 I·Ⅱ로 나눴으나 이번에 과학I·Ⅱ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으로 조정했다. 과학I은 생물I과 지구과학I을, 과학Ⅱ는 물리I과 화학I을 통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뀐 내용의 골자는 과학에 대해 흥미를 갖고 학습할 수 있도록 과학사·실생활과 관련된 사항, 많은 자료와 정보·첨단과학 소개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음악·미술·체육=과거 이론 쪽에 다소 치우쳤던 것을 감상 및 실기를 강화하는 쪽으로 많이 바뀌었다. 음악의 경우 국악부분을 더욱 강조했으며 미술의 경우 표현력의 신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체육은 체육이론·체육실기·보건 등 크게3부분으로 구성, 보건 편에서 AIDS증세와 예방법을 비롯, 공해·인구문체·정신건강·공중보건 등의 내용을 심도있게 수록했다. <도성진·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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