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후보 황교익 "20일 거취 결정, 정권재창출 길 찾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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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왼쪽)과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 연합뉴스

'친일 논란' 등으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과 격돌했던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황교익씨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0일 오전까지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내정한)이재명 (경기지사)캠프의 아는 사람들도 걱정의 말을 많이 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하는 길을 찾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황 씨는 “내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대선 본선에서 야당의 ‘공격 포인트’가 돼 민주당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나도 경기관광공사 사장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말도 했다.

정치권에선 황 씨가 곧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황씨가 “사장 후보자 권리는 내 능력으로 얻은 것. 자진사퇴는 없다”고 말하면서 장기화가 예고됐던 이른바 정치권의 ‘황교익 논란’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든 분위기다.

‘친일 프레임’ 논쟁으로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격한 감정을 표출했던 황 씨의 입장 변화엔 민주당 원로 이해찬 전 대표가 직접 전화해 위로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황 씨의 입장 표명이 나오기 전인 이날 오후 이해찬 전 대표는 “황씨는 문재인 정부 탄생과 지난 총선,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에 기여한 분이다. 너그럽게 마음 풀고 민주당 정권재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 해달라”는 말을 황씨에게 전했다고 측근인 이해식 의원을 통해 언론에 공개했다.

황씨도 페이스북에서 “내가 이번 일로 민주당에 섭섭함이 생겼을까봐 이해찬 전 대표가 직접 전화 해 위로의 말씀을 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앞서 황 씨는 '친일 논란'으로 거세게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와도 절반의 화해를 했다.

이날 오후 이 전 대표가 먼저 기자들을 만나 “저희 캠프의 책임 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프 상임선대부위원장 신경민 전 의원이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씨가 한국 음식을 일본 음식의 아류라는 식으로 비하하는 말을 많이 했다”며 “이 분은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유감을 표현한 것이다.

지난달 15일 황교익씨(왼쪽)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황교익 TV 캡쳐]

황씨 문제가 정리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이재명 경기지사는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이 지사는 19일 오전에도 취재진이 ‘황교익 논란’을 물으려 하자 “(답변을) 해야 되나요? 안 하고 싶은데”라며 자리를 피했다. 옆에 있던 이재명 캠프 대변인 박성준 의원이 “이 지사가 여러 의견을 듣고 고민하고 있다”고 대신 대답하기도 했다.

황씨가 "거취를 곧 결정하겠다"는 말을 하기전까지 이 문제를 두고는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도 이견이 노출됐다.

캠프 총괄특보단장 안민석 의원은 19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공기관 사장 내정자로서 자제력을 상실한 발언을 당원이나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 같다”며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본인과 임명권자를 위해서 자진사퇴 하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에서 전략을 담당하는 민형배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황교익씨 내정을 보은 인사나 능력 부족으로 공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낙연 후보 측의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