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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건이면 대기업 연봉” 공인중개사 응시 역대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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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제32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40만8492명이 접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공인중개사 관련 책. [뉴시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제32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40만8492명이 접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공인중개사 관련 책. [뉴시스]

집값 급등에 부동산 중개 시장이 호황을 맞으며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에도 역대 최대 응시자가 몰렸다.

올해 1·2차 합쳐 40만8500명 몰려 #정부, 중개료 인하 불만 달래려 #상대평가로 바꿔 인원 조정 검토

18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 13일 접수 마감한 제32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40만8492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차 시험(25만3542명)과 2차 시험(15만4950명)의 접수자를 합한 것으로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많다.

최근 5년간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근 5년간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근 몇 년간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며 기대수익이 높아지자 자연스럽게 중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를 중개할 경우 1년에 2~3건 보수로 대기업 근로자의 연봉과 맞먹는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지난 4월 80억원에 거래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80평)의 경우 현행 최고 요율인 0.9%를 적용하면 매도·매수자의 중개수수료(부가세 포함)는 각각 7920만원이 된다. 이 한 건의 아파트 거래로 발생하는 중개수수료만 최대 1억5840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인중개사의 개업은 늘고, 휴·폐업은 줄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 신규 등록한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는 7922명으로 하루 52명꼴이다. 같은 기간 폐업을 한 공인중개사는 4791명, 휴업은 346명이다.

하지만 집값 급등에다 중개 수수료 부담까지 떠안게 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이에 정부도 지난 2월부터 중개수수료 개편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국토연구원의 연구와 토론회 등에서 논의된 내용 등을 토대로 이달 내 새 중개보수 체계를 공개할 예정이다. 6억원 이상 매매 시 0.9%인 최고 요율을 현재보다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개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대다수 영세 공인중개사의 수입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786명(공인중개사 협회 집계)이었다.

이에 정부도 공인중개사 시험 방식을 현행 절대평가(1차 40점, 2차 60점)에서 2차 시험을 상대평가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매년 2만 명 안팎의 합격자 수를 시장 수급과 부동산 경기 등을 고려해 정부가 정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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