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녹취록] "2009년서 2012년 사이 한국 많은 변화 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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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다음은 미 국방부 고위 간부와의 일문일답.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으로) 주한미군이 감축될 것인가.

"우리는 병력 수가 아니라 전투능력을 논한다. 전투력 아닌 사령부와 지원병력에 한해 주한미군의 추가감축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substantial) 감축은 아니며, 전투력이 약화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실질적인 감축을 어떻게 정의하나.

"그건 중요치 않다. 다만 의미있는(significant) 규모의 전투병력을 한국 밖으로 재배치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추가 감축 규모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으로 양국 간에 업무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 숫자가 현재 합의된 2만5000명 선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예컨대 미군 500명이 맡고 있던 임무를 한국군으로 넘기고 그중 300명만 새로운 일을 맡으면 200명이 줄어들게 되는 식이다."

-주한미군사령관은 어떻게 되나.

"유엔사령부는 그대로 남아 고위 미군 장성이 한국 내 유엔군 사령관으로서 책무를 유지할 것이다."

-미군 사령관이 3성 장군으로 격하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아니다. 직접적인 검토 대상도 아니다."

-전작권 이양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나.

"많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한국은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야 한다. 또 양국 간 지휘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와 관련한 모든 문제가 10월까지는 결정되길 바란다."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없나.

"없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한반도의 잠재적인 전쟁 억제력을 축소하고 있다고 북한이 판단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 정부에 전작권 이양 일정을 제시한 게 있나.

"한국 정부는 2012년을 언급했다. 우리는 2009년이면 될 것으로 본다. 이 문제는 토론을 더 해야 한다.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본다."

-한국의 전임 국방장관들은 한미연합사가 역할을 잘해왔다고 말한다. 만일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아도 한미연합사가 바뀔 수 있나.

"한국군은 확실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능력이 있다. 이것은 현실이다. 우리는 현실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해 왔다."

-동북아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군의 변화는.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미군을 재배치하고 있다. 괌 기지가 주요한 전방 작전기지가 될 것이고, 이것은 한국에도 이용 가능할 것이다. 일본과의 대부분 합의도 2012년까지 이행하는 게 핵심으로 돼 있어 한국에도 2009~2012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는 미국이 한국의 동맹으로 의무를 다하는 데 더 좋은 위치에 서게 할 것이다."

-주한 미 공군 사격장 문제는.

"아무 민감하고 당황스러운 문제다. 미군이 한국에서 훈련장 부족 문제를 여러 차례 겪어 심각한 상황이 됐다. 수개월 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주한 미 공군부대가 교대로 한반도를 벗어나 사격훈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한.미 동맹에 몹시 나쁜 징조며 북한에 보낼 수 있는 최악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한.미 국방장관이 매년 한차례씩 만나 양국의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기구. 1968년 1.21 사태와 푸에블로호 납북 사건이 잇따르면서 한.미 양국 간에 보다 긴밀한 안보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고, 그해 4월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매년 열기로 공식 합의했다. 이어 5월 27~28일 워싱턴에서 제1차 회의가 열렸다. 71년 제4차 회의 때 회담 명칭이 SCM으로 확정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79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매년 열리고 있다. SCM 산하에는 정책검토위.안보협력위.군수협력위.방산기술협력위.공동성명위 등 5개 실무분과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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