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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틀은 기름비도 안빠진다" 유기견 총으로 잡는 완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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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자료사진. pixabay

유기견 자료사진. pixabay

전남 완도군이 위탁한 동물보호시설에서 유기견이 포획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사살돼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는 12일 '유기견을 총으로 사살하는 완도군'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유기견을 총으로 사살하는 완도군청을 고발한다"며 "완도군은 2019년 동물보호소 폐사(자연사)율이 95%에 이르는 전국 최악의 보호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완도군 동물보호소 위탁자(보호소 소장)는 전직 멧돼지 사냥꾼이었으며 8년간 완도군 동물보호소를 위탁받아 운영해왔다"며 "올해 보호소 입소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 그 원인 확인을 위한 조사 중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개체수가 줄어든 이유를 묻자 이 전직 사냥꾼 위탁자는 '큰 개들은 포획이 어려워서 한 달 평균 10마리 정도를 총으로 사살해왔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비구협은 "사살된 유기견들을 유기동물 포획 숫자에 포함되지 않은 탓에 완도군의 유기동물 숫자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명백히 행정적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또 "총기로 사살하는 이유가 들개 때문"이라며 "(완도군은) '포획업자가 출동하면 포획틀로 잡기 어려워서 기름비도 안 빠진다', '예산이 부족한 탓에 결국 총기 사살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비구협은 "설사 들개라 하더라도 '개'는 현행법상 유해야생동물에 포함되어 읺지 않아, 법률적으로 총포 등으로 사살할 수 없다"며 "이는 명백한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한 동물학대이며, 철저한 조사 후 관계자들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개된 녹취록에는 동물보호소 소장이 "큰 개가 마을에 피해를 엄청 준다. 그거는 총 아니면 우리가 잡지를 못 한다"며 "내가 멧돼지 사냥하는 사람인데, 119하고 같이 경찰들 입회하에 총으로 쐈다. 이것은 사실 위법, 불법이지만 경찰도 총을 주고 쏘라고 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밖에 비구협은 해당 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이나 비위생적인 관리를 지적하며, 현장에서 목이 갈린 강아지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완도군은 한겨레에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진상조사 중"이라며 "(총포 사살) 사실이 밝혀지면 관리소장은 동물보호 업무에서 배제하고 위탁 계약 해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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