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기 시작할 때 산성도 가장 높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서울 지역에는 알루미늄이 녹아 내릴 정도의 강 산성비가 내렸을 뿐 아니라 이번에 처음으로 광화학 스모그의 원인 물질인 오존 농도가 환경 기준치를 크게 넘어서는 등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국민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또 서해안의 대기에 섞인 분진 중 구리·아연·카드뮴·납 등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오염도는 태평양상의 공기보다 6백5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중국으로부터의 공해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성비-서울시 보건 환경 연구원이 지난해 서울 지역에 내린 비의 산성도를 조사, 17일 한국 대기 보전 학회의 학술 발표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계절별·지역별 샘플 조사 결과 서울 지역에 내린 비의 83.2%가 기준치인 전 5.6미만의 산성비였다는 것.
PH4.5 이하면 알루미늄이 녹아 이탈되는데 이같은 산성비가 내린 지역이 상당히 많았다.
PH5.5이하의 강우 빈도를 보면▲한남동 86.6%▲구로동 58.9% ▲쌍문동 85.9% ▲방이동 90.7% ▲성수동 85.6% 였다.
서울시 보건 환경 연구원 조사팀은 비가 처음 내리기 시작해서 강우량이 1mm가 되기까지의 PH가 가장 낮았던 것으로 조사돼 이사이에는 되도록 비를 맞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했다.
◇오존 오염도-보건 환경 연구원이 지난 87년12월∼88년11월 서울의 한남동 등 10개 지역을 대상으로 광화학 스모그의 원인 물질인 오존 오염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환경단기기준치(시간당 0.1PPM)를 초과한 횟수가 78회나 돼 서울 시민은 목이. 따가울 정도로 칼칼한 대기 오염 속에서 지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쌍문동이 가장 심해 연중 28회 초과했고 ▲반포동 21회 ▲구관동 18회 ▲남가좌동 7회 ▲방이동 2회의 순이였다.
조사팀은 『하루 중 0.1PPM이상의 고농도 오존 발생 빈도가 오후 2∼3시에 53.5%, 오후3∼4시에 36.3%로 오후 1∼5시에는 90.9% 였다』고 밝히고 『이 시간대에는 호흡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해안 지역 오염=한국 과학 기술 연구원 해양 연구소는 지난 88년 9∼12월 서해안에 있는 섬과 부근 육지의 대기를 대상으로 조사 한 「서해안 대기 분진 화학 조성 및 기원에 관한 연구」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골수암 등을 일으키는 카드뮴·납·구리·아연 등 중금속의 오염도가 태평양상의 대기보다 6백50배나 높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매년 봄철·세계 석탄 소비량의 19.8%를 사용하는 중국의 대기 오염 물질이 편서풍에 의해 이동되는 황사 현상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